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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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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토마토칼럼)'탈통신' 이전에 '본업 신뢰 쌓기'부터

2021-04-21 06:00

조회수 : 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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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속도에 이어 이번엔 기가 인터넷 속도가 말썽이다. 최근 KT의 10기가(Gbps)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폭로가 한 유명 유튜버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본인이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상품을 사용 중인데 속도가 느려 측정해보니 실제 속도가 100메가(MBbps)에 그치더라는 내용이다. 이 유튜버는 자신이 용량을 초과해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속도가 100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며 KT가 속도를 고의로 저하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사실 10기가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 입장에선 어느 정도의 빠르기인지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1990년대말 1메가 이상의 속도를 내는 이른바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진입하면서 IT환경 전반이 개선된 이후, 인터넷 속도 개선에 대한 체감도가 예전보다는 다소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론적으로 보면 1기가의 경우 영화 한 편 또는 음악 1000곡을 35초만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속도라고 알려져 있다. 10기가 인터넷이라면 이보다 10배 빨라야 하는 셈이다. 물론 최고 속도 기준에서 그렇다.
 
인터넷의 속도와 관련해 근본적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빠른 속도가 필요한지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메가바이트 단위나 1기가 정도의 상품을 쓰면 된다. 실제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선택지이기도 하다. 10기가 인터넷이 필요한 사람들은 따로 있다. 개인방송의 시대가 열리면서 대용량 콘텐츠의 업로드와 다운로드에 민감해진 이들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기가 인터넷 문제를 지적한 사람도 다름 아닌 IT전문 유튜버다. 마땅한 필요가 있으니 기꺼이 8만원대 후반의 고가 요금을 지불하고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선택했을 것이다. 현재 KT의 10기가 인터넷을 쓰는 사용자는 300명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제대로 모셔야 할 프리미엄 고객군인데 안타깝게도 이번 사태가 터졌다.
 
이번 사태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비단 기가 인터넷 속도뿐만이 아니다. 만족스럽지 못한 속도와 더불어 이동통신사의 무성의한 고객 응대 방식이 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번 논란이 촉매제가 돼 그간의 불만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우리집 인터넷도 느린데 속도를 측정해봐야겠다'는 반응에서부터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1기가 인터넷 상품이 처음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는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서비스 전반에 대한 불신이 넘쳐 흐르고 있다.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안심할 일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 이같은 '오류(KT는 이번 문제를 장비교체 후 인적정보 이관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보고 있다)'가 발생했더라도 아마 상황은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았을까. 'IPTV 약정 기간이 끝나 해지하려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더라'는 얘기, '인터넷 제 속도가 나지 않아 공유기를 추가로 달고 쓴다'는 얘기 등 통신업계를 둘러싸고 비화는 늘 끊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래서는 '탈통신'해 신사업을 펼치겠다고 아무리 주창해도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 이통사업 본업부터 제대로 챙기자. 그래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짜 혁신적인 사업체로의 변신에도 성공할 수 있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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