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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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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투자도 그린라이트…국내·해외 소비회복이 성장 이끈다

국내외 기관들 전망치 속속 상향조정…"미국 성장률 6.8%" 37년래 최고

2021-04-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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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이 하반기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성장률 등 세부 내용에서는 의견차가 제법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우리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방향성은 일치했다. 증권업계도 낙관적인 목표가를 제시했다.  
 
지난 15일 한국경제연구원와 LG경제연구원이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우리 경제가 상반기보다 더 높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각각의 전망치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한경연의 하반기 GDP성장률 전망치는 3.8%, 상반기(2.9%)와 합산한 올해 연간 성장률은 3.4%였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성장률을 4.3%, 연간으로는 4.0% 성장을 예상했다. 두 기관의 전망치가 0.5%포인트나 차이나는 것이다. 
 
다른 연구기관들도 조만간 수정한 전망을 발표하겠지만 기존 전망치가 대부분 3%대 중반 성장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LG경제연구원의 전망이 매우 낙관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3%대 중반의 성장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 2월에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 내년 성장률은 2.5%였다. 이 전망을 높여 잡은 것이다. 
 
 
 수치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일단 더 좋아질 거라는 의견이 같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두 기관의 시각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투자자들에겐 하반기에 더 좋아질 수 있는 것과 나빠질 것이 무언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우선 설비투자 쪽을 좋게 보는 것은 일치한다. 상반기 성장률이 워낙에 높아서 하반기는 이보다 낮겠지만 절대수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설비투자가 11.6% 성장하고 하반기엔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성장률은 7.6%다. 한경연도 설비투자 성장률을 높게 예측했으나 상반기는 6.0%, 하반기 4.1%, 연간으론 5.0%를 예상했다. 
 
하반기에 기대되는 부문은 민간소비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영향으로 얼어 있던 소비가 조금씩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의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는 상반기 0.8%, 하반기 3.6%, 연간으로는 2.2%다.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2.1%, 하반기 4.7%, 연간 3.4%로 훨씬 높은 성장률 예상했다. 성장주 랠리와 굴뚝주의 반등 국면에서도 소외되어 있던 소비주들도 하반기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건설투자 부문에서는 두 기관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일단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1.0%로 역성장했던 건설투자가 하반기 2.8% 성장해 연간 0.9%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지만, 한경연은 상반기 2.9% 성장률이 하반기 0.5% 성장으로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연은 여전한 건축규제와 공공재건축에 대한 반발 기조로 건설투자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연이 내건 이유 때문이라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그가 추진하려는 아파트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느냐가 건설투자 성장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두 기관의 의견차는 환율에서도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070원까지 하락해 연간으로 1090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경연은 미국의 양적완화 재확인에도 불식되지 않은 테이퍼링 우려와 미국 인플레이션 가능성 확대, 예상을 넘어선 경기회복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달러 강세를 유지하게 만들 것이라며 1140원을 제시했다. 
 
원달러 환율 예상치가 50원이나 차이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1달러당 50원 차이면 수출기업들의 이익을 크게 좌우할 만한 규모다. 다른 기관들의 전망이 나올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이다. 
 
증권사들 중에서는 대신증권이 하반기 전망을 발표했는데 낙관적인 시각은 LG경제연구원 못지않다. 
 
 
대신증권도 하반기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물가와 금리를 손꼽았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펀더멘탈 모멘텀이 있다고 평가, 물가와 금리 상승 부담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경우 주식비중을 확대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하반기 전망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코스피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15.1배로 잡아 3630포인트를 목표가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PER 15배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펀드 붐을 타고 최고가를 찍을 당시에도 도달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그만큼 밸류에이션을 높게 잡았고 그만큼 증시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그런데 비중확대를 조언한 섹터와 톱픽 종목의 면면이 증시 전망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대신증권은 인터넷,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자동차, 운송(수출) 업종의 비중확대를 권하고, 삼성전자 카카오 현대차 SK이노베이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 KB금융 KT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현대건설 등 12종목을 추천했다. 절반 이상이 소비 관련주라는 점이 흥미롭다. 다만, 앞서 두 연구기관들의 전망과는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글로벌 경제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주요기관과, 투자은행(IB), 증권사들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GDP 성장률을 속속 올리고 있다.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경기모멘텀도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OECD는 지난 3월 올해 글로벌 GDP성장률을 기존 4.1%에서 5.6%로, 미국 성장률은 3.2%에서 6.5%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블룸버그의 성장률 전망치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데 G20 성장률이 오르면서 글로벌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선진국부터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집단면역이 달성될 경우 소득 개선과 저축률 하락, 부의 효과 등에 힘입어 상품소비 증가세가 서비스소비 증가로 옮겨 붙을 전망이다. 또한 소비 증가는 반도체 공급 부족을 불러오는 등 다시 제조업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수요회복과 재고축적 수요가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교역개선에 예상보다 강한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감안해 해외투자를 한다면 미국이 1순위가 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미국은 올해 6.8%로 37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투자기회를 찾는다면 성장률 예상치가 가장 높은 인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6.9%를 기록하며 역성장해, 신흥국 중에서도 최악으로 추락했지만 올해는 그 누구보다 높은 10.8%의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도 6.5%로 가장 높다. 
 
LG경제연구원은 인도가 코로나19 완화로 소비와 투자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가계심리 회복에 따른 보복소비로 내구재 소비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은 나라다. 올해는 6%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실제로는 8%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소비 주도의 성장이다. 
 
또한 중국정부가 부동산 등 투기를 통제하면서 질적성장을 꾀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중국은 현재 반도체 등의 첨단산업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갈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큰 변수가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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