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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여 재선도 "이대로면 내년 대선에 모두 죽는다" 쇄신 촉구(종합)

재선의원들, 초선의원들 행동에 '힘 싣기'

2021-04-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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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들이 현재 당 상황으로는 내년 대선에서 참패한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며, 당 쇄신을 촉구했다. 앞서 초선의원들의 행동에 힘을 실어주기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재선의원 30여명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간담회를 열고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 당 쇄신, 지도부 선출방식 등을 논의했다. 재선 의원들은 이날 모임을 가진 뒤 오후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대표에 출마한 박완주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대로 가면 정말 모두 내년에는 죽는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며 "혁신에는 성약이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바꿔나가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민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패인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와 반대 논리의 진영에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차단했다"며 "이번에는 그러지 않고 그분들의 목소리를 담아 쇄신의 재료로 쓰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20대 국회부터 소신 발언을 해온 조응천 의원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 "그건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국민들께서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었다"며 "초선들 성명 발표를 동의하고 지지한다는 쪽으로 됐다"고 밝혔다. 
 
또, 당초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했다가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바꾼 것에 대해선 "그것은 오만한 거다. 기득권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홍영표·우원식 의원 등이 '최고위원 전당대회 선출'을 주장했는데, 친문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 친문 지도부를 구성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지금 그 나물에 그 밥으로 가면 그냥 앉아서 죽는다. 혁신이 있어야 된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군들도 신선하다고 보기에 함량 미달"이라며 "초·재선들이 좀 나와줬으면 해서 찾고 있다고 들었다. 선출이 되지 않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위해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참신해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당 초선 의원들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두번째 모임을 가졌다. 초선의의원들은 이날은 향후 혁신안 논의를 위한 조직 구성, 당 지도부와의 소통 방식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영인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민심이 크게 이반했다. 그 과정에서 2030, 중도 지지층 분들이 많이 떠났다"며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년에 있을 대선과 지방선사에 여러 가지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 친문에 책임을 묻는 자체가 당 분열로 이끄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장철민 의원은 "그런 식의 갈등 조장으로 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며 "특정인과 어떤 그룹의 책임으로 몰아가면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정말로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은 '쇄신' 자체에 주목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장 의원은 "조국에 집중하지 마시고 우리가 어떻게, 왜 반성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주목해 달라. 정말 그게 당 정치를 위해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성 친문 의원·지지자들 사이에서 '초선5적'이라고 비판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그분들 목소리가 크든 소수든 간에 듣고 토론해야 하는 것도 맞다"고 말했다.
 
재선의원들은 이날 모임을 마친 뒤 오후 입장문을 통해 "불과 1년 만에 정부와 여당은 오만하고 위선적이며 무능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우리와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에 부족했고, 정치개혁 과정 속에서 민생에 소홀했으며 과오를 인정하는 것에 정정당당하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고 성찰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쇄신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재선의원들은 "먼저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보수논객은 물론 교수, 전문가, 그리고 2030 청년들을 모시고 그분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초선의원들의 행동에 지지를 표하면서 2030세대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점,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부분 등에 대한 당 쇄신 실천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들은 "위선을 조장하는 정책과 기조가 있지 않았는지 꼼꼼히 돌아보겠다"며 "우리 자신에게 먼저 엄격하고 우리 안의 온전주의와 단호히 결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국민만 바라보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과감한 정책기조의 전환도 불사하겠다"며 "약자 보호라는 진보 고유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 우리 시대 공정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균형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모임을 시작으로 앞으로 우리 재선 의원들은 당 쇄신과 미래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며 "민주당 혁신의 과정에서 실천의 주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4.7 재보선참패후 더불어민주당의 쇄신 진로를 위한 재선의원간담회에서 좌장 역할을 맡은 김철민 의원의 발언을 참석 의원들이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회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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