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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반새 1조 넘게 몰린 '비트코인 ETF'…"국내 출시 시기상조"

금융당국 "암호화폐, 금융자산 아니다"…거래소 "실체 불투명, 지수화 불가"

2021-04-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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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한달 반 만에 1조원 이상의 자산이 몰리면서 ETF 투자 열기가 뜨거운 국내 출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ETF 등 제도권 편입까지는 상당할 시일이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사들 역시 당국 차원에서 명확한 개념 정리가 있을 때까지는 비트코인 ETF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분이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ETF(BTCC)의 운용자산(AUM)은 한달 새 5억6587만달러에서 9억4444만달러로 성장했다. 
 
지난달에는 브라질에서도 첫 비트코인 ETF 상장승인이 내려졌으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해 독일 증시에 비트코인 상장지수증권(ETN)을 상장시킨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도 지난달 24일 SEC에 비트코인 ETF 예비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투자 열기가 거세지고 있다. 올 초 3만달러를 밑돌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중 6만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ETF 출시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법률적인 환경이나 투자자 보호 등에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세계적인 추세를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비트코인 ETF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전 세계 300여개 거래소에서 거래소마다 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기반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주식 시장과 달리 개인투자자들 중심의 수급만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제도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관련 ETF 상품화 계획은 없는 상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먼저 암호화폐와 관련해 개념 정리를 해줘야 금융사들도 검토할 수 있다"며 "모든 금융상품들이 변동성과 위험성은 갖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당장 제도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개정되면서 암호화폐 관련 자금세탁방지, 과세 등 규제는 강화됐지만 투자 활성화나 투자자 보호 측면의 감독 규정이 미흡한 수준이다.
 
특히 암호화폐 특성상 실존하는 자산이 아닌 만큼 시장가치를 산출하는 것도 어렵다.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ETF가 상장하려면 ETF 추종 자산의 가치를 산출하는 지수가 나와야 한다"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지난 2013년부터 비트코인 ETF 승인 신청을 모두 기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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