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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현대차 등 대기업 독점 단체급식, 25년여만에 '일감 개방'

대기업 급식시장, 25년여 만에 경쟁 입찰로 변경

2021-04-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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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삼성웰스토리·아워홈·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 계열사와 친족기업이 독점하던 1조원 이상의 단체급식 시장이 25년여 만에 경쟁 입찰로 바뀐다. ‘일감을 몰아준다’는 비판을 받아온 단체급식 독점이 사그라질 경우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독립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대기업의 단체급식 시장 규모만 연간 총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집단 최고경영자(CEO)과 함께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 장재훈 현대차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강희석 이마트 대표, 김홍기 CJ 대표, 이광우 LS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단체급식이란 산업체의 공장이나 사무실, 연구소,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특정 다수인에게 계속적인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4조2799억원(2개 상위 단체급식 사업자 매출액 기준)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삼성 웰스토리·아워홈·현대 그린푸드·CJ 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사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독점 구조다.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 현황을 보면 삼성 웰스토리는 28.5%, 아워홈 17.9%, 현대 그린푸드 14.7%, CJ프레시웨이 10.9%, 신세계푸드 7.0% 등이다.
 
상위 5위 아래로는 풀무원 푸드앤컬쳐 5.1%, 한화호텔 앤드 리조트 4.9%, 후니드 3.0%, 동원 홈푸드 2.8%, 아라마크 2.7%, 웰리브 1.4%, 본푸드 서비스 1.1% 등이다.
 
특히 상위 5개 단체급식 업체는 계열사·친족기업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는 등 25년 가까이 거래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집단 최고경영자(CEO)과 함께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예컨대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자재 유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2013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업계 1위로 성장해왔다.
 
가령 1983년 삼성전자 기흥공장 설립 당시 자체 구내식당을 운영하다, 1997년부터는 옛 삼성에버랜드(현 삼성웰스토리)와 수의계약하는 방식을 이어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단체급식 수의계약 규모는 연간 5240만식으로 4400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 100% 자회사로 삼성물산 주요 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33%를 소유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5.55%씩 보유하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삼성그룹이 정상가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삼성웰스토리와 거래해 경제적 이득을 몰아준 것으로 판단, 부당 내부거래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대그린푸드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가 그룹들의 단체급식 일감을 독식해왔다. CJ, 신세계 그룹도 계열회사인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와 각각 그룹 내 구내식당 대부분을 수의계약하고 있다.
 
일감 개방 계획을 보면 삼성은 지난달 삼성전자 식당 2곳을 외부에 개방키로 했다. 현대차도 비조리 간편식 부문에 대한 경쟁입찰을 시범적으로 시행한다. 또 연수원·기숙사·서비스센터 등 신규 사업장은 전면적인 경쟁 입찰에 들어간다.
 
LG는 내년부터 단체 급식 일감을 전면 개방한다. 소규모 지방 사업장의 구내식당은 인근 중견·중소 급식업체를 우선 고려키로 했다.
 
현대중공업도 울산 교육·문화 시설 내 식당을 중소 급식업체에 개방한다. 향후 세계 연구·개발(R&D)센터 구내식당도 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정한다.
 
신세계는 전체의 21%인 42개 사업장 구내식당을 중소 급식업체에 개방했다. 개방 비율도 점차 확대하고 신규 사업장 구내식당도 외부에 개방한다.
 
CJ는 그룹 내 단체 급식 물량의 65%를 순차적으로 개방한다. LS는 기존 계약이 끝나는 사업장부터 경쟁 입찰에 나선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은 김포·송도 아웃렛 구내식당을 인근 지역의 급식업체에 주기로 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을 통해 대기업집단 계열사 및 친족기업이 독점하던 1조2000억원 규모의 단체급식이 순차적으로 경쟁입찰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수십년 간 계열사 또는 친족기업과만 단체급식, 즉 구내식당을 수의계약 하던 관행을 대기업들이 과감히 바꾸겠다고 결정했다. 여러분들의 일감개방 결정은 우리 경제의 큰 기폭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물류, SI 분야의 일감개방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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