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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빅데이터는 알고 있다"…식품업계, 분석 통해 대중 입맛 잡는다

소비자 입맛, 객관적 분석 가능…마케팅 확장성 높아

2021-04-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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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이 오토폼 설비로 데이터를 분석해 출시한 슬림 삼겹살. 사진/도드람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식품업계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중이 선호하는 음식 스타일을 빅데이터로 객관적, 심층적으로 파악해 소비자 맞춤 상품을 내놓기 위함이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도드람은 국내 최초로 오토폼 설비를 활용해 돼지고기 신상품을 출시했다. 오토폼은 16개의 초음파 센서를 통해 돼지 도체를 목 뒷부분부터 뒷다리까지 5mm간격으로 스캔해 지방함량, 살코기 비율, 각 부위별 무게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설비다. 센서 당 약 200개의 데이터를 측정하는 만큼 도체 하나당 뽑아 내는 데이터는 약 3200개에 달한다.
 
도드람은 오토폼을 활용해 슬림 삼겹살을 내놨다. 슬림 삼겹살은 10~11% 근간지방을 가진 삼겹살이다. 10~11% 근간지방을 가진 삼겹살을 소비자가 선호하는 최적의 맛이라는 게 도드람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슬림 삼겹살은 일반 삼겹살보다 약 5% 정도 높은 가격이지만 20~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치킨프랜차이즈 BBQ는 올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윤홍근 BBQ 회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250만 멤버십 고객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메뉴 개발 등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전사적인 디지털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게 윤 회장의 구상이다. 실제로 BBQ는 지난 1월 BBQ앱을 방문한 멤버십 고객의 주문정보와 선호 부위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황금올리브 넓적다리와 핫황금올리브 크리스피 넓적다리 10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BBQ가 고객 소비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내놓은 황금올리브 넓적다리 10종. 사진/제너시스비비큐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케어위드와 손잡고 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케어위드는 건강 설문 40만건 이상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구독자 2만명을 보유한 ‘필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다. R&D 또는 생산 능력에 있어 CJ제일제당의 역량은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의 세세한 건강정보를 수집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케어위드를 통해 보완해나가겠다는 계산이다.
 
CJ제일제당은 케어위드와 협력해 ‘개인별 맞춤형 건기식’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유전자 및 장내 미생물 분석 기술 등 케어위드의 차별화된 시스템을 접목해 새로운 건기식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방침이다.
 
SPC그룹은 최근 SPC네트웍스와 SPC클라우드를 합병시켜 섹타나인이라는 신규 계열사를 내걸었다. 섹타나인은 멤버십마케팅, 모바일커머스, 스마트스토어, 페이먼트, IT서비스 등 5개의 사업 영역에 스마트팩토리, 애드(Ad)커머스 등의 신규 사업 4개 영역을 담당한다. 특히 빅데이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매장 영업을 지원하는 마케팅 솔루션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 맞춤 상품 기획과 소비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식품업계에서 빅데이터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배경은 신제품 기획 시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대중이 선호하는 음식 스타일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대중의 입맞에 맞춘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워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기술도 과거에 비해 발달한 만큼 다양한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소비한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서 “데이터는 차별화된 신제품 기획뿐만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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