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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김승연 3형제 지배구조 개편 작업 속도…중심에 '에이치솔루션'

세 아들 회사 '에이치솔루션', 그룹 지배력 높이기 작업 지속

2021-04-0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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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한 가운데 아들 3남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와 체질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한화와 함께 한화그룹의 투자회사 성격을 지닌 에이치솔루션이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솔루션은 지난달 말 한화시스템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진행하겠다고 밝힌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157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기존 한화시스템의 2대주주로 1478만5550주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배정된 물량의 120%를 투자해 총 1774만2660주(13.29%)를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한화의 지분도 꾸준히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말까지 4.38%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 5.19%까지 증가했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 지분은 2018년 말 2.20%에 불과했으나 2019년 3분기 4.2%까지 늘린 뒤, 1년여만에 다시 추가 매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에이치솔루션의 이 같은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세 아들의 회사기 때문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25%,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2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화의 최대주주는 지분 22.65%를 보유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4.44%,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1.67%, 삼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는 1.67%에 불과하다. 따라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증가가 아들 3형제의 그룹에 대한 간접 지배력을 높여주기 위한 주요 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의 그룹 내 경영 보폭도 확장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정기인사에서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에도 선임됐다. 그룹의 미래먹거리인 태양광과 수소경제에 이어 우주산업까지 총괄하며 그룹 내 영향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최근 우주 산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여러 회사에 흩어져 있던 핵심 기술을 한 데 모은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 결정 역시 이와 맞물려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바탕으로 최근 한화그룹이 키우는 우주항공 사업과 에어택시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수단(UAM)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한화 그룹의 경영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의 정점에 에이치솔루션이 위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한화와의 합병 시나리오도 거론됐었지만 그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감안해 에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으로 기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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