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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오비맥주, '투명 카스' 출격…'2가지 우려' 씻고 안착할까

테라 견제 위한 '투명병' 승부수…유통 과정서 맥주 변질 우려 해소 관건

2021-04-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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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식당에서 모델들이 투명병으로 바뀐 ‘올 뉴 카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투명한 병에 담긴 오비맥주 올 뉴 카스가 본격 판매된 가운데 변질 등 품질 우려를 씻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상권 식당·주점 등에서 올 뉴 카스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이달 중순부터 전국 주요 상권에서 올 뉴 카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올 뉴 카스는 기존 카스 고유의 맛은 유지하면서도 디자인, 원재료, 공법 등에 변화를 준 상품이다. 특히 청량감과 신선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카스에 쓰이던 갈색 맥주병 대신 투명한 병을 채택했다. 아울러 0도씨에서 72시간 동안 저온 숙성하는 콜드 브루 과정을 거쳐 신선도를 높였다. 
 
다만 오비맥주의 올 뉴 카스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기존과 달리 투명한 병을 채택하다보니 햇빛 등에 직접 노출되기 쉬워 맥주 품질이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맥주는 빛을 받으면 홉에 들어있는 화합물이 이 빛에 반응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맥주 품질이 변질될 수 있다. 모든 유리병은 자외선을 흡수한다. 하지만 갈색병, 녹색병, 투명병 순으로 자외선 흡수량이 다르다. 이에 그간 주류 회사는 맥주 유통 과정에서 빛을 차단하기 위해 갈색, 초록병과 같은 유색 병을 활용해왔다.
 
지난달 12일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올 뉴 카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제된 홉을 사용했고 축적된 기술력이 있는 만큼 맥주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문제는 유통과정이다. 맥주 제조사가 품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조했어도 도매상, 소매점으로 유통되는 과정이나 야적을 통해 빛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주류업계의 중론이다.
 
갈색병 공병 처리 비용 증가도 오비맥주에겐 부담이다. 기존 갈색병 카스 생산을 멈추고 올 뉴 카스로 전량 생산된다면 갈색 공병은 모두 부수거나 녹여서 재활용 처리해야한다. 일반적으로 맥주 공병은 세척, 살균 과정을 거쳐 약 6~8번 재사용된다. 하지만 올 뉴 카스와 병 색깔이 달라 재사용할 수 없고 맥주병에 음각으로 로고, 디자인 등이 적용돼 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전환해 다시 쓰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는 카프리를 판매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투병 병인 카프리도 25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공급을 하고 있는 만큼 유통과정 노하우가 충분히 있어 맥주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50%대, 하이트진로는 30%대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매섭게 추격하고 있어 오비맥주 입장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테라 판매량은 105% 이상 증가하며 하이트진로 맥주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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