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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여아' 바꿔치기 왜?...늘어나는 의혹

혈액형 불일치 아이 굳이 뒤바꾼 이유, 수법, 범행 동기 밝혀야

2021-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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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홀로 방치돼 숨진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특정된 석모씨 관련 의혹이 늘고 있다. 석씨가 딸 김씨 부부 혈액형과 다른 아이를 왜 바꿨는지, 병원에서 들키지 않고 아이를 바꾼 방법은 무엇인지, 딸 김씨의 아이 행방은 어디인지 등 밝혀져야 할 사실이 산적해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지난 26일 친모 석씨가 숨진 아이와 사라진 아이를 산부인과 의원에서 채혈 검사 전 바꿔치기했다고 밝혔다.
 
산부인과 의원에 기록된 아이 혈액형은 A형이다. 김씨와 전 남편은 각각 B형과 O형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A형을 가진 아이가 나올 수 없다는 점이 아이가 뒤바뀐 근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경찰에 숨진 아이와 이들 부부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일 가능성은 부정하기 어렵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세 차례 DNA 검사한 결과, 석씨가 친모일 가능성이 99.9999%로 나타났다. 석씨는 세 번째 검사 결과를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재차 부인했다.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부 DNA·화학분석과를 통해 DNA 검사를 진행중이다. 검경에서 모두 석씨가 친모임을 밝힐 경우 석씨에게 강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은 오히려 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숨진 여아가 석씨 딸이 아닐 수 있는 0.0001%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고, 혈액형 유전법칙도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혈액형 때문에 의심 받을 줄 알면서도 굳이 아이를 바꾼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석씨가 병원에서 두 아이를 바꾼 방법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와 CCTV 사이에서 아이를 무사히 빼돌린 방법과 시간, 장소도 특정해야 한다. 석씨가 데려갔다는 아이의 행방도 묘연하다.
 
차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공소장에 '불상의 방법'을 쓰는 경우가 있지만, 어느정도 특정 돼 있다고 볼 정도여야 한다"며 "이 경우는 바꿔치기가 맞는지, 사라진 아이가 있는지 모르므로 구체적으로 범행 방법을 특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가 이 모든 궁금증을 푸는 열쇠다. 경찰이 밝혀온 범행 정황에는 이유가 빠져있다. 형사 사건을 많이 다루고 있는 신중권 변호사(법무법인 거산)는 "딸 김씨의 경우 어린 나이에 임신하고 재혼하는 등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석씨도 남자 관계가 복잡한데 단순히 외도 사실을 들킬까봐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추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다른 큰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건의 전제인 '석씨와 김씨 모두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지려면, 사라진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점도 수사기관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알려진 '외할머니' B씨가 11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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