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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물 들어올 때 노젓자?…'코로나 보험' 미끼상품 경쟁

아나필락시스·감염병사망 보장 등…미니보험 형태로 개인정보 확보·연계영업 목적 커

2021-03-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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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아나필락시스, 감염병사망 등을 보장해주는 코로나19 관련 보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나섰다. 코로나 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 형태로 대중적인 보장성과 수익성 보다는 개인정보 확보, 연계영업 등 미끼상품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지난 25일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을 보장하는 보험을 출시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진단이 확정되면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 특약 가입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코로나로 사망할 경우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한다. 
 
삼성화재(000810)도 이날 아나필락시스 진단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을 내놨다. 응급실에 내원해 아나필락시스로 진단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원을 지급한다. 이 상품은 손해보험협회에 배타적사용권(일종의 특허권)까지 신청해 놓은 상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올 초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보장하는 감염병 특화 보험을 선보였다. 코로나를 비롯해 메르스, 사스 등 주요 특정감염병에 걸려 사망하면 보험금 2000만원을 보장한다. 
 
보험사들은 소비자 불안감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란 취지로 코로나 관련 보험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아나필락시스란 백신 접종, 음식물 등 외부 자극으로 인한 특정 항원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 시행되면서 코로나 감염뿐만 아니라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선 코로나 특화 보험이 더 활성화했다. 코로나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격리로 발생한 소득 감소분을 지원하는 비용보상보험이 대표적이다. 확진자나 격리 대상자가 된 직원의 급여를 최대 50% 보장하는 상품도 나왔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이 최근 출시한 코로나 보험은 미끼상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보장으로 내세운 아나필락시스의 경우 유병률이 0.05~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입장에선 코로나 보험이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운 미니보험 형태로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합법적으로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확보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연계영업, 가망고객 유치 등의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 라이나생명이 출시한 아나필락시스 진단보험은 1년만기 소액단기보험으로 40세 여성 기준 연 보험료 4000원에 불과하다. 월별로 환산하면 400원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삼성화재가 내놓은 상품도 건강보험 특약 형태로 출시됐기 때문에 특약 추가로 인한 보험료 변동은 미미 하다는 평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상품은 연간 보험료 500원 수준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관련 상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미니보험은 사업성을 기대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DB확보나 상품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아나필락시스, 감염병사망 등을 보장해주는 코로나19 관련 보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나섰다. 사진은 24일 광주 조선대학교병원에 설치된 코로나 백신 호남권역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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