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응열

줄어만 가는 공공택지…건설업계 먹거리 어쩌나

LH, 올해 공공택지 실질 공급 66곳…추첨은 33필지 그쳐

2021-03-25 15:00

조회수 : 1,89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수도권의 한 공공택지에서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사들의 토지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가 지난해보다 적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낙찰자 선정이 가시화된 곳을 제외하면 실제 공급 필지는 더 줄어든다. 지난해에도 추첨 택지의 입찰 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했는데,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LH에 따르면 올해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는 전국 81필지다. 면적 규모의 합은 279만7000㎡다. 지난해 공급계획된 땅은 87필지였다. 지난해보다 올해 6곳이 적어졌다. 이중 우선협상대상자 등 선정 완료로 택지 낙찰자가 가시화된 15필지를 제외하면 실제 공급 물량은 66필지에 불과하다. 
 
LH가 공급하는 공공택지의 감소는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공공택지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82필지씩 공급 계획이 잡혔다. 이후 2016년 121필지로 급감한 후 2017년과 2018년에는 109필지씩 나왔다. 100필지 밑으로 떨어진 건 2019년부터다. 2019년 83필지로 감소한 이후 지난해 소폭 늘었으나 올해 다시 공급 물량이 줄었다. 
 
올해 실질적으로 공급되는 66필지 중 추첨이나 최고가입찰 등 일반공급 방식으로 낙찰자를 찾는 곳은 51필지다. 이중 추첨은 33필지에 그친다. 실질 공급량 중 절반에 불과한 물량만이 추첨방식으로 나온다. 지난해 추첨 방식으로 공급된 택지는 48필지였다. 
 
땅 공급은 대체로 지역 도시개발이나 LH 주축의 신도시 사업으로 나온다. 전국 단위로 사업을 진행하는 LH의 물량이 규모가 크고 택지 공급의 중심이 되는데, 기존 2기 신도시는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추가로 나올 땅이 적다. 3기 신도시 택지 공급을 기대할 법하지만 아직 토지 수용 절차가 진행 중인데다 LH 땅 투기 논란으로 수용 작업도 여의치 않다. LH를 향한 국민적 불신이 상당하고 정치권과 정부도 LH를 개혁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3기 신도시 토지 수용 작업은 속도가 붙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공택지의 감소는 중견 건설사에게는 악재다. 설계공모형과 같이 경쟁 요소가 포함되는 방식은 보통 기술력과 자본력이 받쳐주는 대형사에 유리하기 때문에,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추첨 방식의 택지 확보에 집중한다. 택지 확보가 시급한 중견·중소 건설사 숫자는 그대로인데 추첨 용지가 적으면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진다.
 
실제 지난해 LH가 공급한 추첨 공동주택용지 중 입찰 경쟁률이 세자릿수에 달한 경우는 77%인 37건이었다. 수백 곳의 건설사들이 땅 하나를 따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 중 3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찍은 사례가 7건이었고, 200대 1 이상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택지 확보가 이처럼 어려워지면서, 중견사들은 공공택지 외에 지방의 민간 정비사업이나 민간 땅 확보 이후 개발 사업, 건설 외 사업다각화 등 사업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정비사업 규제가 심하지만 지방은 덜한 편이기 때문에 정비사업 물량을 확보하기가 용이하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개발이 진행돼야 하는데 진척이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라며 “공공택지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중견사들은 대형사들처럼 민간 정비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분양 경기가 좋아 지방에 위치하는 택지일지라도 건설사 관심이 클 것”이라며 “택지 확보 외에 민간 사업, 사업다각화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견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 김응열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