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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불붙은 비빔면 경쟁…농심vs팔도vs오뚜기 중 승자는?

비빔면, 계절면서 사계절면으로 우뚝…4년새 시장 56% 성장

2021-03-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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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배홍동 비빔면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농심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주요 라면업체가 여름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일찍부터 비빔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농심은 신제품을 내세워 계절면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고, 오뚜기는 백종원을 내세웠으며 비빔면 시장점유율 1위 팔도는 정우성을 앞세워 굳히기에 나섰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이달 초부터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 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배홍동은 배와 홍고추, 동치미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이들 주 재료를 갈아 숙성시켜 만든 비빔장이 특징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칼빔면을 선보였으나 팔도와 오뚜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장에서 밀려났다. 고배를 마신 농심은 비빔면의 경쟁력이 비빔장에 있다고 판단하고 여기에 주력했다.
 
배홍동의 비빔장은 홍고추로 매운 맛을 내고 배와 양파로 달콤한 맛을 더했으며 동치미로 시원함과 새콤함까지 담아냈다. 이를 위해 마케터와 연구원 등으로 태스크포스(TF) 팀을 조직해 1년여 시간 동안 연구개발에 매진했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은 비빔면 소스의 양을 농심의 다른 비빔면 제품 대비 20% 증량하는 한편 배홍동 광고 모델로 유재석을 발탁하고 비빔면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농심이 배홍동 신제품을 내놓자 비빔면 시장점유율 1위 팔도는 정우성을 신규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한편 팔도비빔면 8g+를 1200만개 한정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이번 신제품은 액상비빔스프 8g을 추가로 별첨한 것이 특징이다. 별도의 가격 인상없이 기존 30g이던 액상스프가 25% 늘어난 것이란 게 팔도의 설명이다. 
 
정우성이 팔도비빔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팔도
 
앞서 팔도의 팔도비빔면은 지난해 7개월만에 판매량 1억개를 팔아치웠다. 이는 1초에 약 5개씩 팔린 것으로 브랜드 역사상 최단기간 판매기록이다. 팔도비빔면은 비빔면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진비빔면으로 재미를 본 오뚜기도 신규 광고를 시작하며 비빔면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오뚜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모델로 내세우는 한편 20% 증량 정책도 그대로 유지했다. 진비빔면의 비빔장은 새콤한 향미를 더하는 열매 타마린드와 태양초의 매운맛을 조합한 것으로 시원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특히 오뚜기 메밀비빔면(130g) 대비 중량을 20% 높여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량 20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모델로 내세운 진비빔면. 사진/오뚜기
 
이처럼 국내 주요 라면업체가 쌀쌀함이 가시기도 전부터 비빔면 마케팅에 시동을 건 까닭은 비빔면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소비자 입맛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간 라면업체들은 비빔면이 여름에 잘 팔리는 상품인 만큼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는 4월~5월에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비빔면이 사계절 내내 팔려나가면서 마케팅 시기를 앞당겼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영업 현장에서도 대형마트와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구역으로 꼽히는 양쪽 끝 ‘엔드매대’를 놓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1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6년 시장 규모(900억원대) 대비 약 56% 성장한 수준이다.
 
라면업체 관계자는 “비빔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비빔면이 그간 여름이 성수기인 계절면에서 사계절 즐기는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비빔면 시장을 두고 올해에도 업체간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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