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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호프집 생맥주값 오른다…가뜩이나 힘든데, 음식점 두 번 울린 오비맥주

가정용 대신 생맥주 등 업소용 맥주 가격 올려

2021-03-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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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호프집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맥주시장 업계 1위 오비맥주가 내달부터 업소용 맥주 중심으로 가격인상에 나선 가운데 식당, 호프집 등 외식업소의 한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외식업이 힘든 상황인데 가격인상 압박까지 더한 것을 두고 오비맥주가 외식업을 두 번 울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내달 1일부터 카스(프레시·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 330ml 병 제품과 생맥주(케그·20L), 페트(1L, 1.6L)의 출고가를 기존 대비 1.36% 인상한다.
 
발포주 필굿 가격도 오른다. 이에 따라 필굿 500ml 캔은 677.28원에서 977.32원으로 300.04원, 1.6L 페트는 1989.09원에서 2189.99원으로 200.90원 인상된다. 인상률은 각각 44.3%, 10.1%다. 이번 카스 등 맥주 출고가 인상 결정에 대해 오비맥주는 맥주 주세에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을 반영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년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대한 세금을 기존 맥주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용량과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바꿨다. 이와 함께 후속조치로 올해 1월 맥주와 막걸리에 물가지수를 반영해 세율을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고 이달부터 물가에 연동한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반출 또는 수입신고하는 맥주와 막걸리에 대해 1리터 당 각각 834.4원, 41.9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른 세율 인상폭은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 0.5% 수준이다.
 
문제는 오비맥주가 업소용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가정용 제품, 주력 제품이 아닌 업소용, 비주력 제품으로 몰아서 출고가 인상을 했다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지만 코로나19로 한 차례 타격을 받은 외식업소의 한 숨 소리는 더욱 커지게 됐다.
 
생맥주를 판매하는 호프집이 대표적이다. 생맥주의 경우 종량세 전환으로 세율 증가 폭이 커 정부에서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을 20% 경감해주고 있는 데에도 생맥주 케그 출고가를 올린 오비맥주의 결정에 대해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생맥주 케그(20L)는 기존 출고가 대비 413.85원 인상된 3만844.30원으로 조정된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맥주업계 1위인 만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경쟁사들도 뒷따라 생맥주 케그 제품 출고가 인상에 동참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출고가가 오를 경우 도매 시장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생맥주를 판매하는 외식업소의 부담 역시 커질 전망이다.
 
생맥주 출고 가격 인상소식을 접한 송파구의 한 호프집 점주는 “도매상에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올리겠다고 공지가 현재까지 내려오진 않았으나 출고가가 오르면 가격이 오르지 않겠냐”면서 “코로나19와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생맥주 출고가도 오르게 돼 걱정이 더욱 커진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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