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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CEO동향)‘매출 1조’ 마켓컬리 키운 김슬아 대표…적자폭 개선 여전히 숙제

지난해 매출 2배 이상 급증…샛별배송·컬리 온리 상품, 실적 쌍끌이

2021-03-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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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컬리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지난해 마켓컬리의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김슬아 컬리 대표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로 매출이 급신장했으나 이에 따른 적자폭도 확대된 만큼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김 대표의 숙제로 남는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업체인 컬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 기준 95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소비자가 늘면서 설립 5년 만에 매출 1조를 눈앞에 뒀다.
 
김 대표는 2015년 컬리를 설립하고 서울 강남에서 식재료 배송 플랫폼인 마켓컬리 운영을 시작했다. 마켓컬리의 차별화 포인트는 신선한 식자재를 오후 11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에 가져다주는 ‘샛별배송’이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한국 유통시장에서 새벽배송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샛별배송으로 인해 쿠팡이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신세계의 SSG닷컴이 새벽배송를 시작했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컬리 설립 당시인 2015년 1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 8000억원 규모로 커졌고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차별화된 상품도 마켓컬리의 강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가성비를 앞세운 기존 유통업체와 달리 고품질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다. 게다가 다른 유통채널에서는 팔지 않는 마켓컬리만의 단독 입점 상품(컬리 온리)을 늘리고 PB(자체브랜드)상품 발굴에 힘을 쏟았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광화문미진, 게방식당, 소이연남 등 유명 맛집의 RMR(레스토랑 간편식) 제품을 비롯해 수산물, 정육, 생활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컬리 온리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마켓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은 지난해 초 기준 전체 제품 가운데 30%가 넘는다.
 
이처럼 김 대표는 새벽배송, 차별화된 상품, 고품질 등을 앞세워 마켓컬리를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켰다. 현재 마켓컬리 회원수는 700만명이 넘고 총 4개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고용도 크게 늘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말 기준 한 해 동안 688명(191.1%)을 추가 고용해 1048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김 대표의 숙제로 남는다. 컬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영업손실(1012억원)보다 150억원 가량 적자폭이 확대된 것이다.이에 따라 누적 영업적자는 26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앞서 김 대표는 2016년 말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로부터 약 17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2019년에는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등으로부터 1000억원을 수혈 받는 등 지난해까지 총 42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으로 자금에 여유가 있다는 게 컬리의 설명이지만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면 수익성, 매출액, 영업현금흐름 등 요구 사항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마켓컬리는 최근 연간 1000억원 수준의 영업 적자를 낸 탓에 수익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미국 뉴욕 증시 요구사항에 따르면 수익성의 경우 직전 3개 회계연도의 세전이익의 합이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이거나 각 3개 회계연도의 세전이익이 각각 2500만 달러(약 285억원)를 넘겨야한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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