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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사원부터 부장까지…가짜 출장비 만연한 LH

2021-03-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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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출장비 떼먹기 관행이 심각합니다.
 
경남 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사진/뉴시스
 
LH 공직기강 점검 감사 보고서를 뒤져봤습니다. 업무 기강과 관련된 감사였는데, 출장비를 가짜로 타먹은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런 출장비 떼먹는 관행은 사원부터 부장까지 만연했습니다. 
 
대전충남지역본부 지역재생건설사업처의 한 사원은 7회에 걸쳐 비상주 현장체재비 35만원을 수령했으나, 실제로는 현장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같은 소속의 주임 직원은 5번의 출장을 다녀왔다고 거짓 보고하고 20만원을 수령한 게 적발됐습니다. 
 
경기지역본부 건설사업처에서도 사원이 비상주 현장체재비 10만원을 신청했다가 취소됐습니다. 경기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 부장대우 직원은 32회의 허위 출장으로 126만원을 받아 회수 조치와 감봉1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강원, 인천, 서울, 대구, 전북, 충북 등등…전국 곳곳에서 가짜 출장비 수령이 파악됐습니다. 
 
진주 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사관리처 법무실, 경영관리실, 공공주택기획처, 공공주택사업처, 공정계약단, 부동산금융사업관리단, 사업계획실, 연구지원처, 홍보실 등 출장비 부당 수령 사례가 전방위적으로 나왔습니다. LH 부설 연구기관인 토지주택연구원에서도 가짜 출장비를 받은 직원이 적발됐습니다.
 
LH는 공기업입니다.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곳입니다. 공직자의 자세가 요구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렴과 같은 가치입니다. 높은 도덕성이 필요합니다. 사원급에서도 출장비를 거짓 수령하는 관행이 만연하다는 건 조직 내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LH 내부에선 억울하단 말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관행이 LH만의 문제는 아닐 테니까요. 그렇다고 LH 직원들의 잘못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다른 공기업, 공무원도 똑같다며 항변하는 건 설득력이 없습니다. LH는 LH의 청렴성만 따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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