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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새나

(톱픽리포트)신중한 연준, 실망한 시장

2021-03-09 06:00

조회수 : 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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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존 입장을 반복, 통화 완화 기조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금리 급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대응을 언급하지 않았고, 이에 시장은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금리가 무질서하게 급등해 금융환경이 긴축된다면 우려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고, 이는 금리가 급등해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연준을 방해한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목표를 향해 갈 길이 멀다고 말하며 연준의 이중책무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기 전까지 대규모 채권매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또 다시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통화완화 기조를 상당히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는 조건이 부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특정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날짜에 기반한 정책이 아니라 결과에 기반한 정책을 펼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전망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결과를 확인하고 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선제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후행적으로 움직이면서, 완화적인 정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통해 얻은 교훈은 정책도구를 활용해서 망설이지 말고 빠르고 강력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과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두 번째 교훈을 보면 통화완화 환경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연준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일축했습니다.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착되어 있어서 빠르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대체로 안정적인 상황에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이 나타난다면 인내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했던 1960~1970년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좌시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보여 줬습니다.
 
그러면서 빠른 고용시장 회복을 기대하지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서 향후 수 개월 동안 고용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의 충격으로 여전히 100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회복해야 할 게 많다는 것입니다. 그는 올해 안에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답변했습니다.
 
사진/뉴시스
 
파월 의장은 최근 금리 급등이 주목할 만하고, 자신의 시선을 끌었다고 했습니다. 시장이 무질서해지거나 금융환경이 지속적으로 긴축돼서 연준의 책무 달성을 위협할지를 우려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며칠 전 브레이너즈 연준 이사의 발언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연준은 금융환경을 폭넓게 보고 있지, '금리'처럼 단일한 지표만 보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으면서 시장은 실망했습니다. 통화완화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금리는 급등했고 주가지수는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9.7bp 상승하고, 미국 3대 주가지수는 1% 이상 하락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작년 말 대비 하락 전환했습니다. 연준의 완화 기조가 금리를 높여서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3월 FOMC에서의 정책 대응 가능성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정책 도구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금리가 무질서하게 급등해서 금융환경이 긴축된다면 우려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장기물 매입비중 확대에 관한 질문에 대해, '상황이 현저하게 달라진다면 연준은 이중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도구들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3월 FOMC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회피했습니다. '연준의 이중 책무 달성을 돕기 위해 적절한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급등하면서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연준을 방해한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8일에 마칠 FOMC 때까지 시장 혼란이 이어지면서 연준의 정책 대응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가운데 OPEC+가 4월에도 대규모의 감산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감산 동결 결정에 유가는 급등했습니다. 사우디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은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을 전망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그런 전망에 근거해 감산 축소에 나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출처 - 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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