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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2021-03-06 06:00

조회수 : 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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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라이브 공연장이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음악가들과 업계는 현재 힘을 뭉치는 중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미국에서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SAVEOURSTAGES’ 문구의 물결이 일었다. 위기에 빠진 공연업계의 상황을 알리고 연대하자는 캠페인.
 
빌리 아일리시와 윌리 넬슨, 빌리 조엘,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목소리를 내고 미국 하원에 재정 요청 서한을 전했다. 
 
"인디 공연장은 아티스트들을 탄생시키는 공간입니다. 우리의 정부는 재즈, 컨트리, 락앤롤, 블루스, 힙합, 메탈, R&B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가장 큰 경제 시장이고, 미국 음악가들이 만드는 노래는 전 세계에 울려 퍼지는 고귀한 문화적 자산입니다." 
 
결국 며칠내로 이 캠페인은 정부의 지원을 끌어냈다.
 
이 성공 소식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비슷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사단법인 코드는 홍대 라이브 공연장들과 협심해 ‘#SAVEOURSTAGES’의 한국 버전‘#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했다.
 
홍대 롤링홀을 포함 웨스트브릿지, 프리즘홀, 라디오가가, 드림홀 등 총 5개의 공연장에서는 뮤지션 67팀이 참가하는 온라인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행사 중에는 "공연장을 지키자"는 캠페인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saveourstages)’를 병행한다. 라이브 공연장이 대중음악의 바탕이자 문화 다양성을 위한 공간임에도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환기시키기 위함이다.
 
윤종수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프로젝트 리드는 “한국 밴드 음악의 성장 동력이던 라이브 공연장이 코로나19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의 음악적, 문화적 토양을 지켜나간다는 생각으로 함께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도 흐름은 거세다.
 
출연진들은 시간대별로 방을 만들고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캠페인을 위해 열심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외의 공연 진행 사례들과 비교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산실을 지켜달라"고 이들은 호소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홍대 일대 오프라인 공연이 사멸 위기에 몰려있지만, 지난해부터 정부 차원의 마땅한 대책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코로나 대책’이라며 발표한 정부 산하 기관들의 애매모호한 선정 기준은 큰 논란을 낳았다. 앞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와 서울문화재단은 코로나19 지원 대책을 ‘음악’ 부문이라 공모했지만, 최종 선정작들이 상당수 순수예술에 쏠려 대중음악계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지난해 무브홀과 브이홀 등 홍대를 대표하던 상징적 라이브 공연장들은 하나둘 문을 내렸다.
최근에는 홍대 뿐 아니라 압구정 등 다른 지역의 재즈를 대표하는 클럽들도 사라져 가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주도로 최근에는 “공신력과 대표성을 가진 내부고발자 보호 장치가 마련되고, 대중음악 전문부서가 설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마포구청의 한 관계자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이 공연장이고,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 건 코로나19 전에야 그냥 넘어갔던 거지, 코로나19 이후에는 당연히 안되는 것 아니겠냐"는 발언이 인별그램으로 퍼져가고 있다.
 
관 관계자들의 지금 현실 인식이 이렇다는 것이다.
 
아이돌 중심의 K팝이 해외에서 빵빵 터진다고 해서, 한국 대중음악의 위기에 대해 뒷짐 지고 있는 것은 안일한 처사다. 코로나 만의 문제가 아니고, 제2, 제3의 전염병 사태가 향후 우리의 문화 터전을 종식시키게 놔둘 순 없다. 문체부 대중음악 전담부서를 마련하는 안은, 한국의 장기적인 대중 문화 보호 장치로 타당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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