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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그랜저·제네시스만큼도 못 판다…위기의 ‘르쌍쉐’

2021-03-03 21:41

조회수 : 2,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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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 2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2월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일부 부품업체들이 납품거부를 하면서 지난달 공장 가동을 한 날이 3~4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저는 2018년 1월부터 자동차 분야를 맡아왔습니다. 그때도 현대차, 기아의 쏠림현상이 심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당시 70% 후반이었는데, 80% 초반으로 되더니 요즘은 80% 후반, 90%에 육박할 정도로 현대, 기아의 독점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 말은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한국지엠) 등 르쌍쉐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남짓이라는 겁니다. 
 
2월 실적을 보니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비율은 86.9%로 전년 동월(83.2%)보다 3.7%p 상승했습니다. 빈익빈부익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월 판매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2월 현대차는 5만2102대, 기아는 3만7583대로 전년대비 각각 32.6%, 31.0% 늘었습니다. 베스트셀링카 그랜저는 8563대가 판매되면서 역시 2월에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제네시스를 보면 G80 2714대, GV70 2686대, GV80 1190대 등 총 7321대가 판매됐습니다. 반면 쌍용차는 2673대, 르노삼성은 3990대, 한국지엠은 5098대입니다. 그랜저는 물론 제네시스 판매량보다 마이너 3사의 월 판매가 적은겁니다. 
 
쌍용차 평택공장에 현수막이 걸린 모습.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부품수급 문제로 생산차질이 발생한 면이 큽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대표 모델 티볼리는 1060대만 판매됐고 코란도(595대), 렉스턴(415대), 렉스턴 스포츠(603대) 등은 부진합니다. 임영웅 마케팅 효과도 어느새 사그라든 느낌입니다. 
 
르노삼성도 QM6가 그나마 2121대를 판매했지만 SM6는 182대의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QM6도 1~2월 판매는 전년 대비 33.5%나 줄었습니다. 한국지엠은 스파크 1759대, 트레일블레이저 1285대를 제외하면 역시 심각합니다. 말리부는 217대입니다. 
 
최근 2~3년간 현대차, 기아가 내세운 신차들의 흥행이 잘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기차 아오오닉5도 사전계약 첫날 2만3000대가 판매되면서 올해 물량이 완판됐습니다. 그러나 쌍용차는 생존의 위기에 처했고 르노삼성도 현재 희망퇴직이 단행되면서 분위기가 흉흉합니다. 한국지엠은 앞의 2개사 보다는 낫지만 언제 고꾸러질지 모를 정도로 리스크가 잠재해 있습니다. 
 
3개사가 무너진다면 독점 현상으로 고객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나아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기반이 흔들리면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현재 상황이 심각하지만 르쌍쉐 3사가 경쟁력을 회복해 생존의 기틀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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