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창경

ckkim@etomato.com@etomato.com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오늘의 재테크)버핏 포트에서 투자힌트 얻기

버크셔 주주서한 공개…대박주보다 성과 부진한 종목에 관심

2021-03-03 13:30

조회수 : 4,86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가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여기엔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요 투자종목들도 공개돼 있다. 이를 활용하면 버핏의 관심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 주말 주주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가 포함된 2020년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버크셔 헤서웨이가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돼 있는 ‘빅4’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보험사업과 BNSF, 버크셔 헤서웨이에너지(BHE), 그리고 애플이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우리 시간으로 오는 5월2일 새벽부터 온라인으로 주주총회를 생중계한다. 이 자리에는 워런 버핏(사진)과 찰리 멍거 등이 참석해 주주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사진/ 뉴시스>
 
 
버핏은 BNSF 소개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BNSF는 운송기업으로 미국 내 철도, 트럭, 파이프라인, 바지선, 항공기 등으로 운송되는 제품 물동량의 15%를 맡고 있는 수위 사업자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이 회사에 2010년 투자를 시작했으며 현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버핏은 BNSF가 지난해 물동량이 7%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익이 2.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BNSF의 고정자산에 총 410억달러를 투자해 지금까지 총 418억달러를 배당금으로 회수한 사실도 밝혔다.    
 
통째로 인수한 자회사 또는 계열사로 편입한 경우가 아닌 투자종목 중에서는 애플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1204억달러어치 주식을 보유 중이다. 투자원금이 310억달러였으니까 287%의 상승률을 기록 중인 셈이다. 이것도 지난 4분기에 일부를 매도해 비중을 줄인 것이다. 연말 지분율은 5.4%다. 
 
주요 투자종목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인 종목은 무디스다. 수익률이 무려 2887%에 달한다. 원금의 30배에 가까운 성과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과감하게 투자한 데 대한 보상이다. 
 
미국이 아닌 기업에 투자한 경우도 있다. 구닥다리 전통주만 편식할 것처럼 보이는 버핏이지만 성장주 대표종목 중 하나인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 주식도 갖고 있다. 투자 성과는 무디스에 버금갈 정도로 높다. 
 
일본의 이토츠상사 투자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버핏은 지난해 8월 이토츠상사를 포함해 일본의 5개 상사에 60억달러를 투자, 각각 지분을 5%씩 취득했다. 이후 주가가 올라 성과도 좋았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 기간 일본 니케이지수 성과보다 뒤쳐졌다고 꼬집었지만 부진하다고 볼 만한 수준은 아니다. 또한 버핏의 투자 이후 스미토모는 니켈광산을 상각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균형을 맞춰가고 있으며, 이토츠도 광산 지분을 처분하는 등 내부적인 변화를 추진 중이다. 스미토모 CEO는 “버핏의 투자가 더 열심히 일할 기회를 주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덕분에 이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하지만 버핏의 포트폴리오에서 힌트를 얻기를 바라는 투자자라면 현재 성과가 좋지 않은 종목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다. 버핏의 혜안이 빛을 발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경우라면 뱅크오브뉴욕멜론이나 머크, 버라이즌 등 성과가 부진한 종목 중에서 돌아설 기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머크의 경우엔 연초부터 계속 하락했기 때문에 현재 성과는 더 하락했다. 반대로 글로벌 정유업체 셰브론은 연말 기준 수익률은 낮았지만 올해 국제유가 상승 바람을 타고 꽤 오른 상태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비중이 가장 많은 애플 주식을 일부 팔고 버라이즌과 셰브론을 매수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마시앤맥러넌 주식도 약 5억달러어치 함께 매수했다. 
 
여전히 금융주가 많은 편이지만 웰스파고 지분은 줄였고 JP모건과 PNC파이낸셜그룹, M&T은행 등은 목록에서 빠졌다. 
 
버핏은 투자 과오도 인정했다. 5년 전 항공우주 및 에너지산업 장비업체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를 372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정상화됐을 때의 수익 잠재력을 너무 낙관적으로 평가해 과한 돈을 지불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해 110억달러를 감가상각했는데 그중 상당액이 이 회사와 관련된 것이었다.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급감한 탓에 부품업체인 이 회사도 타격을 받은 것이다. 
 
이처럼 때로는 투자 실패도 있었지만 버크셔 헤서웨이는 지난해 219억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964년부터 지난해까지 쌓은 누적수익률은 281만526%에 달한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배당 포함)의 성과인 2만3454%를 약 120배 넘어서는 대기록이다. 
 
한편 버크셔 헤서웨이는 대규모 투자처를 찾지 못하자 자사주를 사들이는 쪽을 택했다. 지난해엔 사상 최대 규모인 247억달러 자사주를 매입, 주식가치를 5.2% 높였으며 앞으로도 추가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버핏은 “현금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투자를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은)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주주환원에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는 5월1일 오후 1시, 우리 시간으로 2일 새벽 3시부터 야후파이낸스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메일(BerkshireQuestions@cnbc.com)로 실시간 질문도 가능하다. 물론 버핏과 찰리 멍거 등이 참석해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