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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주주 친화 나서는 대형 건설사, 배당금 늘린다

GS·삼성·현산 주당 배당금 증액…친주주 경영 행보

2021-03-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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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상장 대형 건설사들이 배당 확대에 나선다. 일부 건설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당 배당금을 늘리거나 유지한다. 주주가치 제고라는 사회적 요구가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짠물배당’으로 유명한 건설업계에도 주주 친화 경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한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2일 건설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상장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해 회계연도의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늘렸다. 
 
GS건설은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1200원으로 결정했다. 2019년 1000원에서 200원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배당총액은 794억원에서 960억원으로 21% 가량 늘었다. GS건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는데도 배당금을 증액하기로 했다.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4475억원에서 지난해 3297억원으로 26.3% 감소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 중 현금 배당액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17.7%에서 29.1%로 상승했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준다는 의미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당기순이익이 줄어드는 중에도 배당금을 높였다. 지난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202억원으로 전년도 4137억원보다 46.7% 하락했다. 그러나 배당금은 주당 500원에서 600원으로 늘었다. 배당총액은 219억원에서 395억원으로 80% 증가했고 배당성향도 5.3%에서 17.9%로 올랐다. 
 
삼성물산도 배당금을 늘린다. 지난해 회계연도의 주당 현금 배당금은 2300원이다. 전년도 대비 300원 늘었다. 배당총액은 2019년에서 14.9% 늘어난 3794억원이다. 삼성물산은 그룹의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배당금을 2000원으로 높인 바 있다. 회사는 아울러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의 70%를 재배당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비용 선반영으로 당기순이익이 60% 꺾였지만 배당금 규모를 2019년도와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의 주당 배당금은 600원이고 배당총액은 약 669억원이다. 배당액은 그대로지만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배당성향은 11.5%에서 29.3%로 올랐다.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분할한 DL이앤씨도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낸다. 회사는 오는 2023년까지 3년간 지배주주 순이익의 10%를 주주에게 현금배당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외에 5%만큼은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상장된 주요 대형 건설사는 이처럼 주주가치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간 건설업계는 실적과 비교해 배당금이 적어 짠물배당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투자 매력 역시 낮다는 평가도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에 사회적 관심이 커졌고, 건설사들도 이에 부응하며 배당금을 늘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대우건설은 배당금 지급 계획이 없을 전망이다. 회사 당면과제인 매각과 이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동력 확보가 우선순위라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낮추고 자체사업 투자 등으로 기업가치를 먼저 올릴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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