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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보험사 혁신로드맵)②(끝)업계 "새 플레이어, 진입 신중해야"

"소액단기보험사, 장기 존속 의문…자본적정성 등 철저한 검토 필요"

2021-03-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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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금융당국이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철저한 자본적정성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8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아무리 소액단기보험이라고 해도 보험상품의 경우 저마다의 보장 수준과 보장 기간이 있기 마련"이라면서 "시장 진입이 쉽다고 소액단기보험사를 너도나도 설립할 경우 향후 파산 시 고객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소액단기보험사와 디지털보험사를 신규 인가해 국민 실생활 밀착 소액보험과 온라인 보험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액단기보험사가 취급할 수 있는 종목은 생명, 책임, 비용, 날씨, 도난, 동물, 질병, 상해 등이다. 보험기간은 1년, 보험금은 5000만원으로 제한한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소액단기보험사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에 대해 우려했다. 소액단기보험사는 자본건전성 기준이 낮기 때문에 장기간 존속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이다. 소액단기보험사를 취급하기 위한 자본금은 20억원에 불과하다. 종합보험사 설립 자본금(300억원)의 6.7% 수준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처음에야 설립 기준이 낮아 시장에 들어왔더라도 이 회사가 향후 5년, 10년 뒤에도 존속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업황이 안 좋은 때에는 더욱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도 신규 보험사 보다 기존 대형 보험사의 상품에 가입하는 경향이 더 크다"면서 "실제 마이너 보험사들은 대형 보험사보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이 높은 경우가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불확실성을 우려해 우량 보험사에서 상품을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본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그로 인한 피해는 고객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진입은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1사 1라이센스 정책을 유연화 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기존에는 계열·금융그룹 별로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각각 1개씩만 라이센스를 취급할 수 있었다. 판매채널을 분리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복수 취급이 가능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회사 단위로 규모가 크게 묶여 있으면 상품을 개발할 때 경영환경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면서 "하지만 회사를 따로 만들어 재무구조를 일임할 경우 더 획기적이고 참신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도 다양한 보장을 받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1일 보험산업 신뢰와 혁신을 위한 '2021년 보험산업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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