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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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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진실이 이끄는대로…"반갑습니다. 최기철입니다."
(시론)개혁의 균형

2021-02-26 06:00

조회수 :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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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파도와 같다. 파도처럼 개혁은 계속 개혁이다. 개혁의 목표는 한 번의 법률 개정, 한 번의 지시, 한 번의 관행 변경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개혁은 제도개혁에서 시작하여 현장의 개혁까지 이어진다. 현장에서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개혁은 계속된다. 마치 바다의 파도가 계속 치는 것처럼. 
 
개혁은 파도와 같다. 거친 파도와 잔잔한 파도가 있듯이 개혁도 고저장단이 있다. 계속 폭풍처럼 몰아치는 개혁은 없다. 개혁에도 중간 휴식지점이 있다. 개혁이 현장에 정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여유가 있어야 현장에서 개혁을 안착시킬 수 있다. 현장에서 개혁을 안착시켜야 다시 방향을 정하고 개혁의 길을 갈 수 있다.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가 있다면 반드시 조용한 파도가 있는 법이다.
 
개혁은 파도와 같다. 거친 파도와 잔잔한 파도가 균형을 잡듯이 계속 개혁과 중간 점검은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균형이 있어야 개혁으로 인한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불안감이 없어야 개혁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개혁의 동력을 유지해야 계속 개혁을 할 수 있다. 바이올린의 줄은 너무 팽팽하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을 때 좋은 소리를 낸다.
 
검찰개혁을 포함한 모든 개혁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시간의 균형 이외에 세 가지 균형이 필요하다.  
 
첫 번째 균형은 다른 개혁과의 균형이다. 권력기관 개혁은 사회개혁과 균형을 맞추어 진행해야 한다. 사회개혁은 경제개혁과 균형이 맞아야 한다. 검찰개혁은 권력기관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다른 개혁과 균형을 맞추어 진행해야 한다.
 
특히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은 서로 균형이 맞아야 한다. 국가 권력기관의 핵심이고 시민의 자유와 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이 균형을 맞출 때 권력기관 개혁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사회개혁의 일부가 된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지난 2018년 6월 법무부장관과 행정안전부장관의 합의문으로 검찰개혁과제인 검경수사권 조정과 경찰개혁과제인 자치경찰제를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이 합의문에 따라 검경수사권 조정은 이루어졌다. 그런데 자치경찰제는 애초 약속인 “제주 자치경찰제의 틀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되지 못했다.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권력기관 개혁의 불균형은 경찰권한 강화로 이어진다. 경찰권한 강화는 시민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침해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 불균형은 국가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틀에서 신속히 시정되어야 한다. 경찰개혁으로 자치경찰이 일단 출범했다. 하지만 내용은 미흡하다. 내용을 충실하게 채우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다.
 
두 번째 균형은 의견의 균형이다. 개혁 과정에는 내부와 외부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기 마련이다. 개혁과정에 나오는 의견들은 모두 반영할 수는 없지만 신중하게 경청해야 한다. 여러 각도와 관점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일괄하여 반개혁세력이라고 몰아붙이면 안된다. 개혁에 찬성하면서도 다른 방향,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이들 의견 수렴과정이 공평하게 이루어지면 개혁과제 설정과 개혁추진에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의견을 모두 배척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관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면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견수렴 과정은 시간낭비가 아니다. 
 
세 번째 균형은 내용의 균형이다. 개혁과제는 모든 사물이 그렇듯 완벽하지 않다. 허점은 있기 마련이다. 애초 생각대로 구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개혁과제는 충분히 검토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점에 대한 보완, 균형이다.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에서는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 점이 보인다.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면서 검사에게 수사결과에 대한 견제권한을 부여했다.
 
기존 조직에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도 견제장치는 필요하다. 새로운 기관 창설에는 더욱 섬세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 견제장치가 없이 새로운 권력기관을 창설하면 그것은 균형의 파괴요, 시민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위협이다. 최근 논의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은 새로운 권력기관 창설에 해당한다. 기존 조직의 개혁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균형이 필요하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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