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응열

봄 이사철 전세대란?…서울 입주량 '반토막'

3월~5월 5천가구 입주, 작년 동기 대비 56% 감소

2021-02-23 15:00

조회수 : 7,03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전세시장이 다시 들썩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세수요가 늘어나는 봄 이사철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공급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부족하다. 전세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임대차법 이후 수급 불균형이 이미 나빠진 가운데 전셋값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늘어서있다. 사진/뉴시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봄 이사철인 내달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입주를 진행하는 아파트 물량은 5004가구다. 3월 2081가구, 4월 1050가구, 5월 1873가구 등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않는 규모다. 지난해 3월~5월 서울 입주물량은 1만1560가구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6.7%가 줄어드는 것이다. 
 
2019년과 비교해도 올해 물량은 적다. 2019년 3월~5월에는 총 7376가구가 풀렸다. 올해와 2000가구 이상 차이가 난다.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이사철에 이처럼 공급이 줄어들면, 수급 불균형의 악화가 불가피하다. 전셋값 상승이 뒤따를 수 있다는 의미다. 
 
수급 불균형 악화로 인한 전세가격 오름세는 지난해 임대차법 이후 강하게 나타난 바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당 평균 전세가격은 679만원이다. 지난해 1월 평균 가격인 550만원보다 23.4% 뛰었다.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포함된 임대차2법 시행 직후인 8월부터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해 8월 평균 584만원 대비 올해 1월의 상승률은 16.1%였다. 지난해 1월 대비 7월의 변동률은 4.3%에 불과했다. 
 
겨울철 비수기인 최근까지는 전세 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5주(11월30일 기준) 상승률이 전 주 대비 0.15%를 기록했으나 점차 하락해 이달 3주(2월15일 기준) 0.08%를 기록했다. 
 
매물도 쌓였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매물은 지난해 10월5일 8313개까지 줄었지만 이달 20일 2만1942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매물은 그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이달 23일 기준 2만1548개로 줄었다.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계약이 점차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매물 감소에 더해, 공급 기능을 하는 신규 입주물량도 줄어들면 전세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입주물량 부족에 정부의 서울 공급 예고로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시장이 자극 받을 여지도 상당하다. 전세 가격과 매맷값의 차이가 좁혀져,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전세가격이 지난해 못지 않은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전세를 지렛대로 매매에 나서는 수요가 나타나 매매시장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 김응열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