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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금리 올려 집값 잡겠다고?

2021-02-23 06:00

조회수 : 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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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중 금융부장
집값이 폭등하면서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온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이 앞 다퉈 이런 주장을 내놓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국토이슈 리포트에서 주택 가격에 거품이 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단계적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금융 소비자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새 통화정책을 요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금리 인하가 실물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한 채 통화량을 빠르게 늘려 자산 가격만 상승시켰다고 비판했다. 
 
금리 인상을 통해 주택구입 여력을 줄이고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도록 해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런 주장엔 동의하기 어렵다. 낮은 금리가 집값을 올렸다는 잘못된 진단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에도, 고금리시대에도 집값은 올랐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대 3%대다. 하지만 불과 3년 전 이맘때만 해도 주담대 금리는 최대 5%나 됐다. 그래도 집값은 뛰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저금리가 유동성을 확대해 부동산 시장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저 하나의 요인을 뿐이며, 집값 상승 기대가 있는 한 금리를 올려도 대출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핀셋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각종 부동산 대책의 부조화, 공급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집값에 더 큰 영향을 줬다. 계약갱신 청구권 시행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 욕구가 커진 것도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하나의 논리로만 작동되는 곳이 아니다. 
 
금리 인상은 오히려 시장의 불안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가 같이 상승한다. 그러면 집주인들은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려 할 것이고, 세입자는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일각에선 월세 시장이 전세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시장 성격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월세를 놓은 집주인은 월세수입을 위한 임대사업자로 봐야 한다. 그러나 전세를 놓은 집주인은 현금이 부족해 갭투자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대체 시장은 크지 아니다.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한 게 다주택자가 아닌 실수요자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금리를 올릴 경우 실수요자의 피해만 커질 수 있어서다. 
 
금리가 오른다 하더라도 상환을 못해 집을 파는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현재의 대출규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도가 세다. '영끌'이라고 해봐야 집값 대비 대출비중은 낮은 구조여서 이미 집을 산 사람은 1주택자든 다주택자든 내놓지 않고 버틸 공산이 크다.
 
금리 인상은 되레 부동산 이외 영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은 불 보듯 하다. 코로나19 국면을 감안하면 부동산 투기꾼보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서민경제에 직격탄으로 다가온다. 생활안정을 위한 대출 실수요자들 역시 이자 폭탄이 불가피하다. 집값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함부로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동산은 주식과 같이 심리가 선행한다. 금리 인상보다는 계속해서 시장에 공급 시그널을 주는 게 중요하다. 2·4대책처럼 부풀려진 공급책이 아닌 현실적으로 공급 가능한 대책이 나온다면 집값은 저절로 안정될 수밖에 없다.
 
김의중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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