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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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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미나리’, 그렇게 뛰어난 영화냐고요?

2021-02-20 00:00

조회수 : 4,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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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본 미나리, 우선 미묘했다. 정교할 ’, 묘할 의 미묘가 아닌, 아름다울 묘할 미묘하다이다.
 
카메라가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이건 순전히 정이삭 감독의 힘이다. 다른 영화 다른 장르, 심지어 1인칭 시점 영화까지 등장한 영화계다. 하지만 미나리는 순간순간 착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닌, 저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다가 어느 순간 그들의 심정이 동화되는 지점이 발생된다. 타임라인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한 정이삭 감독의 연출력이라고 평가해야 할지. 아니면 가이드만 만들어 준 채 그 가이드 안에서 모든 걸 만들어 낸 배우들의 힘이라고 해야 할지.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영화 '미나리' 스틸. 사진/판씨네마(주)
 
특히 이런 힘의 배경은 원로 배우 윤여정의 등장에서부터 극단적으로 더욱 두드러진다. 그가 연기를 하는 게 아닌, 정말 실제를 보여주고 있단 착각이 꽤 여러 번 날 때렸다.
 
사실 지금에서야 따지고 보면 미나리의 호흡, 다시 말해 편집이 이상야릇하게 다가왔다. 일반적인 호흡의 편집 스타일 같지는 않았다. 내가 편집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일반 대중들보다 꽤 많이 영화를 본 현직 영화 담당 기자(전직 감독 지망생)로서 느낀 점이니. 무시해도 될 감흥이지만 일반적인 상업 영화의 흐름과 장면 전환, 컷과 컷의 연결이 이상할 정도로 다른 질감과 다른 결을 보였다.
 
그래서 미나리가 뛰어난 영화냐고. 온전히 내 느낌으로만 판단하면. 의미와 주제를 배제한 영화적 목적성에만 부합된 의견이라면 극단적으로 불친절한 영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스토리의 모멘텀이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에게 재미를 주는 흥미의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에게 영화 관람의 목적을 쥐어줘야 하는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저 감독의 자기 만족적 스타일만 느껴졌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전 세계 영화상을 휩쓰는 것에 대한 이유에서도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 졌다. 앞서 오롯이 쏟아낸 내 느낌을 배제하고서라도 극화와 다큐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것 같은 스타일의 미나리는 그 시절의 그 곳에서 살았던 그 가족의 삶을 통해 희망 소중함 그리고 지금의 값어치가 얼마나 대단하단 걸 알려주고 있다.
 
국내에선 신파란 소재에 대한 극단적 거부감이 팽배하다. 사실 감정의 사용과 현실과 삶의 만남이 만들어 낸 감정의 흐름을 쥐고 흔드는 과정 자체도 신파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따지고 들어가면 미나리의 신파는 극단을 넘어 그냥 그 자체로 다가올 정도였으니.
 
참고로 이 영화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한 미국 글든글로브의 평가에 헛웃음이 터졌다. 영화를 본 뒤 더욱 더. 영화 속에서 흩날리는 먼지 한 톨 조차 미국의 색깔이 짙게 베인 영화였다.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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