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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일론머스크는 왜 비트코인에 투자했나

2021-02-16 09:01

조회수 :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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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달러 가치가 불안정할 때마다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사상 최고치의 금값을 찍기도 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전 세계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하자 반대급부로 오른 것이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이 통하지 않는 듯 보입니다. 조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 시행을 예고하고 있지만, 금값은 오히려 내림세를 보입니다. 워낙 고점을 찍은 탓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돈의 흐름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제 돈은 현실 세계보다 디지털세계에서 더 많이 흐르고 있습니다. 쇼핑, 배달, 자동차 렌트, 택시를 부르는 것까지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을 처분할 때도 온라인을 통해 먼저 둘러보고 사람을 만날 때도 앱을 활용합니다. 사교육 시장도 몇백억 이상이 온라인에 형성돼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돈의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비트코인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하고 있습니다. 2월 15일 기준 1코인이 5100만원을 넘겼습니다. 최근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잇따라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인정하고, 캐나다 증권 당국도 비트코인을 상장지수펀드(ETF)로 승인했습니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이버 머니가 주류 통화로 인정받고 있는 거지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것도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높게 봤기 때문일 겁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뿐 아니라 스타링크 사업을 진행하며 플랫폼 기업(인터넷서비스)으로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데이터와 통신망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구상 중이라고 하는데, 결제 부분은 디지털화폐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테슬라의 행보를 두고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자가 아닌 금융서비스 활용을 염두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습니다.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테슬라는 비트코인 노드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이미 테슬라의 온보드 컴퓨터에서 비트코인 노드가 작동되는 영상이 공개된 적도 있습니다. 자동차 운행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검증해 블록을 생성하고, 노드 운영을 통해 검증이 가능한 만큼 테슬라에게 유리한 일이죠.
 
애플도 테슬라에 이어 거래소 및 지갑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기업인 카카오도 지난해 가상화폐 지갑을 출시했습니다. 이제 화폐 마저 현실이 아닌 사이버 세계를 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자산이 만들어 내는 가치를 눈여겨 봐야, 돈이 어디로 모이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있겠습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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