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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코로나 여파 속 비대면 설 연휴 노인 음주 주의보

사회적 거리두기에 방문 어려워져…심해진 고립감에 음주·부상 위험 증가

2021-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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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 연휴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르신들에게 허탈감과 무료함을 안겨줄 수밖에 없어 음주와 그로 인한 부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사진/다사랑중앙병원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정부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 연장으로 올해 설 연휴에는 본가나 친척 집 방문이 어려워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족들이 찾아오지 못해 아쉽고 헛헛한 마음을 술로 달래는 노인들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민 절반 이상이 올해 설에는 고향에 가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발표한 '코로나 시대의 설 연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 연휴 고향 방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63.4%였다. 지난해 추석(57.7%) 명절보다 5.7%p 높은 수치다.
 
박주연 다사랑중앙병원(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이번 설 연휴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르신들에게 허탈감과 무료함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평소 음주를 즐기던 노인들은 갑작스러운 연휴의 공백과 무료함을 술로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노인은 젊은 성인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빨리 취할 뿐만 아니라 술을 깨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체내에 근육량과 수분이 부족해지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노인이 술에 취하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 여러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목숨을 위협하는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독거노인은 술에 더욱 의존하기 쉽다는 문제점도 있다. 사별이나 이혼, 자녀의 독립 등으로 홀로 사는 노인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술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제시킬 상대가 없어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명절은 어느 때보다도 고립이 심화된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박 원장은 "무엇보다 노화로 신체 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은 적은 양의 음주로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며 "이번 명절에는 고향 방문이 어려운 만큼 메시지나 통화를 자주 하며 부모님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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