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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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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금융중심지)②"두바이·아일랜드처럼…'소규모 특화서비스'로 차별화"

서울 경쟁력, 6위→25위…해외기업 비즈니스·글로벌 스탠다드 부족

2021-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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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 이후 20여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후퇴하는 중이다. 글로벌 주요 도시의 금융경쟁력 순위가 내달 공개되는 가운데, 올해도 글로벌 10위권 진입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융중심지 정책의 일관성있는 추진과 '소규모 특화 금융중심지' 육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14일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Z.Yen)에 따르면 국내 도시의 금융경쟁력 순위(지난해 9월)는 서울 25위, 부산 40위다. 지옌과 중국 종합개발연구원(CDI)이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는 세계 주요 도시의 국제금융 경쟁력을 측정하는 대표 지수로 매년 3월과 9월 공개된다. 
 
글로벌 상위 10곳에 상하이(3위), 도쿄(4위), 홍콩(5위), 싱가포르(6위), 베이징(7위), 선전(9위) 등 6개 도시가 포함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2015년 서울 6위, 부산 24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경쟁력은 점점 후퇴했고 부산은 51위까지 뒷걸음질치다 겨우 40위권을 회복했다. 2009년 서울 여의도(종합금융중심지), 부산 문현(특화금융중심지)이 금융중심지에 선정됐지만 '동북아 금융허브'는 여전히 먼 얘기다. 
 
 
 
금융중심지 경쟁력은 비즈니스 환경, 인적자원, 인프라, 일반 경쟁력, 금융산업 발전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아시아 금융센터로서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자 자금과 인력을 유치하려는 아시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서울과 부산은 풍부한 비즈니스 기회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법 규정 면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할 때 '소규모 특화 금융중심지' 육성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두바이는 국제금융센터(DIFC) 회사들에 유리한 조건을 부여하고 상업적 분쟁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법을 적용하기 위해 DIFC 내에 자체 법원도 설립하는 등 파격적 정책을 수립했고,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투자청(IDA)을 설립하고 런던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백오피스 중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중심지 재편에서 부각될 핀테크 산업 경쟁력도 키워야 한다. 송재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의 디지털 뉴딜정책 특히 스마트시티를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 허브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위해서는 다양한 혁신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당 지역에 금융규제샌드박스를 적용하는 등 규제 완화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 회계, 법률 등 재택근무가 가능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업종에서 대도시로부터의 인력 유출이 나타나고 있단 점도 중요한 변화다. 글로벌 금융중심지의 부분적 인력 공동화를 감안할 때 외국계 금융회사를 유치하기 위한 파격적 세제혜택도 고려해볼 수 있다. 뉴욕, 런던 같은 대도시에서도 밀집된 지역을 떠나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욕처럼 소득세가 낮은 지역으로 금융사들이 이전하는 현상은 코로나 장기화로 국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팬데믹 노마드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혜택을 초과하는 특단의 조치로 적극적으로 고급인력을 유인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하이는 GFCI(2020년 9월 기준) 아시아 1위 도시다. 상하이국제금융센터 100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상하이 도심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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