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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억대연봉은 능력"이라는 KBS직원

2021-02-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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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KBS 직원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KBS에 불만 갖지 말고 능력 되면 입사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억대 연봉자가 많은 것과 수신료 인상안을 두고 누리꾼들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KBS는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누리꾼은 공분하고 있습니다.
 
누리꾼의 분노에 불을 붙인 건 ‘능력’을 운운한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대학교수는 이 직원의 말을 두고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하던 정유라씨가 생각났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특혜를 타인을 조롱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게 비슷하다는 거죠.
 
논란의 글을 올린 KBS 직원은 억대 연봉을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로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운운한 ‘능력주의’는 공평하고 올바른 경쟁 수단일까요.
 
능력주의는 공정한 잣대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은 능력주의가 기회의 평등을 이용해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인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인 자녀 교육의 3요소를 두고 ‘할아버지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이란 말이 널리 퍼진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부모 재력에 따라 달라지는 교육 격차는 식상할 정도로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기도 하고요.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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