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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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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은 새 시대 활짝, 변시생은 울상

신규 변호사 감축 공약 이종엽 당선인에 로스쿨서 대화 제의

2021-0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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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얼마 전 대한변호사협회 새 회장이 탄생했습니다. 본투표와 결선투표 모두 1위를 차지한 이종엽 당선인입니다. 그는 28일 변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심을 잃지 않고 회무를 수행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결선 득표율 58.67%로 당선된 그의 초심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비 변호사를 꿈꾸는 일부 로스쿨 학생입니다.
 
법무부의 부실 운영으로 도마에 오른 변호사자격시험을 계기로 로스쿨 학생들은 다시 오탈 제도(5년 내 5번 시험에 떨어지면 응시 불가)와 50%대에 불과한 합격률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변협 회장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답은 이 당선인 공약에 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과잉 공급되는 변호사 숫자가 적정 수준으로 감축돼야 한다"며 "대책들을 강구해서 이 부분을 정부와 국민들에게 효율적으로 변호사 업계의 실상과 목소리를 전하고, 이해를 구해 숫자가 적절히 감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로스쿨 제도 정착으로 신규 변호사는 늘어만 가는데, 송무 시장이 좁아지다 보니 무료 변론 문화 등 폐해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문에 이 당선인은 방송통신대학교 로스쿨 도입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시장에 쏟아진 변호사들이 갈 곳을 보장하지 않은 채 변호사 양산만 거듭한다는 취지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변협 회장의 의지만으로 로스쿨 규모와 변시 합격률이 줄어들 수 있을까요. 현행법을 보면 그럴 여지가 있습니다. 변호사시험법상 시험 출제 방식과 합격자 등을 정하는 곳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입니다.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1명 등 15명 위원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에는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하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변호사 3명'이 포함됩니다. 영향력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변호사 단체 선거에서는 직역수호와 일자리 확보가 최우선 공약으로 꼽혀왔습니다. 과거 선거 공보물에는 흰 쌀밥이 가득한 밥그릇 사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사 업계의 위기의식과 로스쿨의 절박함은 이렇게 대조됩니다.
 
손은 로스쿨이 먼저 내밀었습니다.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29일 '이종엽 대한변협 회장 당선자께'라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한 이사장은 "전국의 여러 법전원은 획일적 엘리트 의식을 넘어 조금씩 다른 철학과 목표를 갖고 법조인을 양성함으로써 다양성을 구현하고 있다"며 "이런 다양성을 무시한 채 전국 법전원의 서열화와 획일화를 강요하는 일부의 시각은 법전원 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의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에 의한 평가에 더하여 별도로 전국 법전원을 평가해서 등수를 매기자는 일각의 주장은 그런 잘못된 시각의 대표적인 예"라며 "전국 법전원이 무의미한 보여주기용 숫자 맞추기에 정력을 빼앗기지 않고 진정한 연구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의 제자요 후배들인 청년변호사들을 잘 길러내고 이들이 당당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힘과 뜻을 모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이 당선인에 대한 대화 제안으로 끝납니다.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드리고 귀한 조언을 들을 기회를 고대하겠습니다."
 
업계의 절박한 사정을 내세워 새내기 줄이기에 나선 변협이 대화의 장에 나설 지 주목됩니다. 
 
제51대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선자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주먹인사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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