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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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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토마토칼럼)융복합 시대, 정부는 준비됐나

2021-01-29 06:00

조회수 : 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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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융복합 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사실 융복합 시대라는 말 자체는 200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언급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선 제대로 실감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IT 기술의 발전을 계기로 각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이종산업의 서비스가 서로 섞이면서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은 달콤하게 들리긴 하나, 조금은 먼 미래사회의 언어로 여겨지곤 했다. 
 
그런데 최근 수년새 확실히 상황이 달라졌다. 실생활 곳곳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융복합 서비스들이 시장에 대거 등장한 덕분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은 점차 일상화되고 있으며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AI스피커, VR·AR 서비스 등까지 가세하면서 기술과 각 분야의 융복합을 온몸으로 체감하기에 부족함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융복합 서비스 출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미래 융복합 산업을 선점하려는 기업의 물밑 움직임 또한 가열차다. 각사의 강점을 강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파트너사와 손 잡으려는 움직임이 산업 전방위에서 감지된다. 이동통신사들의 경우 저마다 탈통신을 주창하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중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를 출범시키는가 하면, 우버와 아마존 등 글로벌 사업자와도 손잡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자동차업계는 이같은 흐름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최근 애플과 협업 소식으로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또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 공략을 두고 현대차와 삼성이 본격적으로 협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 대표 포털을 운영하는 네이버도 빠지지 않는다. 네이버는 CJ와 손을 잡고 콘텐츠와 물류 부문 협력을 약속했으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비엔엑스에도 투자를 결정했다. 여기에다 네이버와 신세계그룹 수장 간 만남 소식까지 이어지며 양사의 협업 전망도 들려온다. 
 
말 그대로 전방위에서 산업 융복합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신산업, 새로운 서비스는 계속해서 물밀듯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서로 다른 업종에 속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합종연횡으로 뭉치고,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은 무척 고무적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산업 진흥과 규제의 키를 쥐고 있는 정부 쪽에선 이같은 융복합 시대 흐름에 걸맞게 변화하려는 의지가 좀처럼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거의 산업 전분야에 걸쳐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지만 정부 부처 간 칸막이는 여전히 공고한 모습이다. 가령 모빌리티 산업 진흥·규제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OTT 진흥·규제를 둘러싸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는 등 거의 모든 신산업 분야를 둘러싸고 되레 부처간 갈등이 예고되는 형국이다. 앞으로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 입장에서 정부는 귀찮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신사업 아이디어를 고민에 몰두해야 할 시기, 해당 사업을 펼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이 부처, 저 부처 눈치를 보느라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융복합 시대 개화에 발맞춰 정부의 산업 진흥과 규제 또한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융복합 시대에 어울리는 정부의 모습과 역할에 대해 더 늦기 전 총체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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