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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신년 인터뷰③-하)조용성 원장 "전세계 에너지시스템 '3D'로 전환해야"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기획시리즈 ③탄>

2021-01-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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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2021년 신축년을 맞아 <뉴스토마토>가 코로나 위기의 온전한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위해 국책연구원장들의 통찰력 있는 진단과 고견을 들어보는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기획시리즈(①~③탄)를 마련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지속가능발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한국경제의 해법을 고민해본다. '국책연구원장에게 듣는다' 기획시리즈 마지막 ③탄 순서로는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과제와 에너지 경제 전망에 대해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의 진단과 제언을 들어봤다.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시스템 전환은 탈탄소화(Decarbonization)·분산화(Decentralization)·디지털화(Digitalization) 등 이른바 3D의 방향성을 공통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를 적극 반영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정책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28일 <뉴스토마토>와의 신년 전화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전환의 방향타로 탈탄소화·분산화·디지털화 등 3D 전략을 제시했다.
 
조용성 원장은 "에너지 공급이 탈탄소화되고 대규모 중앙집중형 방식에서 주거지 인근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공급하는 분산화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똑똑하고 합리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원장은 이어 "우리의 에너지 정책도 이러한 추세를 적극 반영하는 방식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과 수요지 인근 분산에너지 확대에 정책적 관심을 보다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에너지 효율향상 및 수요관리 정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경제로의 이행 촉진이 주목을 받고 있으나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수요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28일 <뉴스토마토>와의 신년 전화인터뷰를 통해 "탈탄소화·분산화·디지털화 3D가 세계적 에너지시스템 전환 방식"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필요 과제는. 
2050 탄소중립은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이지만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따른 글로벌 경제 질서변화에 발맞춰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지향점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세계 경제 질서를 재편하고 앞으로의 경제·사회 변화의 기본원칙 이슈로 부상했다. 유럽연합(2019년 1월), 중국(2020년 9월), 일본(2020년 10월) 등이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으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탄소중립을 제시했다. 
 
기업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동참해 국가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탄소국경조정세, RE100(재생에너지 100%) 등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시장 성장이 예상돼,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경제·사회의 녹색전환도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그린에너지 통합시스템(sector coupling) 구축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경제·사회의 녹색전환을 위한 전략 마련 및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 
 
환경친화적 에너지사업의 방향성은.  
태양광·풍력 보급이 유발할 수 있는 환경문제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신속한 부작용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2018년 '태양광·풍력 보급 부작용 해소대책'과 같이 환경문제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신속한 규제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효율향상과 절약 등 적극적인 수요관리를 통해 에너지 공급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효율향상, 절약과 관련된 에너지사업을 적극 발굴해 에너지시스템의 환경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와 환경의 공존·협력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올해 에너지 경기 전망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충격으로 에너지 수요의 감소와 더불어 가격의 하락을 동반해 에너지 산업의 경영실적이 악화됐다. 총에너지 기준으로 2020년 1~3분기 에너지 소비가 전년 대비 4.2%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정유사 판매가격은 전년대비 각 7%, 12%씩 하락했다. 
 
올해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인해 경제·사회활동이 다소 회복되는 등 에너지 수요와 가격 모두 다소 회복될 전망이나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 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산업의 경영환경은 제한적이나마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업종별 경영환경은 각 시장 환경에 따라 개선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에 대한 전망은.
국제적인 석유 수요 감소와 에너지전환 정책의 추진은 장기적으로 산유국 및 석유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단기·중기적으로 석유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주어진 시간 동안 석유산업의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기간에 석유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은 낮고 석유화학 등 원료로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일정한 기간 동안은 석유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전환의 세계적인 흐름은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으로 석유 수요는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석유산업의 선제적인 사업구조 전환 준비가 중요하다. 
 
자동차 에너지원으로 전기·수소가 거론된다. 
국내 전기차 보급은 2011년 이후 거의 10년 정도 이뤄졌고, 수소차의 실질적 보급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전기차는 리튬이온 계열의 배터리의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밀도 문제로 승용차나 1톤급 소형 트럭까지는 적용이 가능하다. 수소차는 40톤 이상의 대형 트럭에도 적용 가능하다. 전기차는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운영비 절감이라는 편익이 있으며, 수소 충전요금은 이보다는 비싸다. 
 
전기차는 휘발유차를 대체해 중소형 승용차 위주로 수소차는 경유차를 대체해 중대형 상용차 위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유럽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금지와 같은 제도와 충전소 등과 같은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수소의 활용이 점차 중요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기술 진보와 함께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원자력에너지가 나가야 할 방향은. 
향후 60년 동안 원전은 우리나라 전력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므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한다. 원전의 안전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원전의 안전시설과 안전기술 연구개발(R&D) 투자 등의 정책이 최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원전 관련 종사자의 안전문화를 고취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또 합리적인 사용후 핵연료 관리 정책 마련 등을 통해 전원계획에 반영된 원전의 역할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너지 정책, 보강이 필요한 부분은. 
수요지 인근의 분산에너지(열에너지 포함) 확대 정책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완·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재생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과 지역 사회의 에너지 수요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충당해나가는 에너지시스템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지역 내 소규모 변동성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서 지역 차원의 에너지시스템의 효율적 운영·관리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으며, 분권화된 에너지 거버넌스의 관점에서도 수요지 인근 분산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은 한층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지 인근의 분산에너지를 확대하고 지역 내 에너지수급을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분산에너지 관련 정책을 더욱 보강해나가야 할 것이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28일 <뉴스토마토>와의 신년 전화인터뷰를 통해 "탈탄소화·분산화·디지털화 3D가 세계적 에너지시스템 전환 방식"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프로필>
조용성 에너지경제원장은 환경정의시민연대 본부장, 에코맘코리아, 기후행동연구소 이사로 활발한 에너지 복지 문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조용성 원장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으로 자리해 재임 중이다.
 
△1964년 서울 출생 △고려대 농업경제학과 학·석사 △미국 미네소타대 응용경제학 박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서울에너지공사 에너지연구소장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에코맘코리아 이사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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