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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풍전등화 LCC 업계…올해도 자본확충 숙제 시급

"상반기 내에 바닥날 것…여객 수요 회복이 관건"

2021-01-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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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지난해 자본 외부수혈로 버텨온 제주항공(089590)·진에어(272450)·티웨이항공(091810)·에어부산(298690) 등 국내 저가항공사(LCC)들이 올해에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당분간 실적 개선이 묘연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5일 증권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들이 지난해 마련한 유동성이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이 올해에는 지난해 보다 더 많은 수의 기단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재무상황이 가장 안정적인 LCC로는 진에어를 꼽는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직전 진에어가 국토부의 제재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진에어의 현금성자산은 870억원으로 같은해 11월 유상증자로 1050억원을 추가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진에어 중심의 통합 LCC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어, 추가 재원 마련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상반기까지 운영할 충분한 재원을 구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LCC 최초로 정부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약 1900억원을 지원받는다는 측면에서다. 현재까지 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에서 차입금 형태로 지원을 시작했고, 나머지 금액도 기금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상반기 KDB산업은행을 통해 지급된 산업운영자금대출 400억원 등도 있어 당분감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적인 재원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지난해 각각 668억원, 83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상반기까지 버티기에는 빠듯하다. 또 다른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에어서울도 모회사 수혈을 통해 지난해를 무사히 넘겼지만 올해도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한계점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산 위기에 직면한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해 제주항공과의 합병 무산으로 외부 수혈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최근 신청한 기업회생에 필요한 최소한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여객 수요가 현재 상황처럼 전혀 회복 못한다고 가정한다면 항공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장 오래 버티는 진에어가 5~6월로 상반기까지 얼추 버틸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액은 제주항공이2212억원, 진에어가 1401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1020억원, 에어부산은 1324억원으로, 국내 LCC들은 평균 1000억원에서 2000억원대의 적자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진 4분기에도 제주항공이 687억원, 진에어가 457억원, 티웨이항공이 400억원의 추가적인 영업손실을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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