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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차 사장 "직원 급여 50% 지급, 면목 없다"

25일 '직원에게 드리는 글'…극심한 판매부진·자재대금 지급 이유

2021-01-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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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매각 협상 중인 쌍용자동차가 이달과 내달 직원 급여의 50%만 지급한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25일 사내 공지에 '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우선 1월과 2월 급여 50% 지급에 대해 직원 여러분이 받은 심리적 충격과 허탈감은 헤아리기 힘들 만큼 클 것"이라며 "근로의 대가인 급여가 늦춰진다는 사실은 그 어떤 해명과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다"고 밝혔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 사진/쌍용차
 
예 대표는 "사실 대표이사로서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도래하게 된 데 대해 실로 마음이 무겁고 직원 여러분에게 면목이 없다"며 "지난달 대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급여만큼은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키게 돼 무척 죄송하다"고 말했다. 
 
예 대표는 정상적인 급여 지급이 어려워진 것이 두 가지 이유라고 전했다. 예 대표는 "1월 판매는 전통적인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당초 계획보다 약 2000대 가까이 판매가 안 되고 있는 극심한 판매부진이 이유"라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자율구조조정지원인 ARS를 감안해 구매 수요가 떨어질지 왜 미리 예측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이 있다"며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3사가 동일하게 판매가 저조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협력업체의 자재대금 지급이 임금 연체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지난달 21일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회사는 영세 협력업체의 경우 현금으로 자재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만약 대금 미지급으로 이들 업체가 부도로 이어지면 도미노식의 부품기반 붕괴는 물론 우리도 생산자체가 파행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만기도래의 어음 중 미결재분과 1월과 2월 어음만기 일부 결제 등으로 자재대금이 반드시 지급돼야 하는 점도 자금수지가 급격히 악화한 이유 중 하나"라며 "이런 이유로 시재가 급격히 고갈되면서 회사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고, 이대로라면 신규차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달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예 대표는 "회사는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1월 개별소비세 유예 신청에 이어 1월과 2월 급여를 부분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며 "초미의 관심사인 성공적인 매각만이 기업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예 대표는 " 2019년 9월 복지 중단을 시작으로 급여 삭감과 기업회생절차 신청, 급여 부분 지급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고난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며 "회사가 시련과 이슈의 중심에 있을수록 전 직원이 하나돼 흔들림 없이 외풍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한 식구끼리 서로를 비난하며 갈등을 자초하는 것은 회사는 물론 직원들에게도 엄청난 상처와 피해를 안겨준다"며 "현재의 상황을 극복해 부실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비전있는 회사,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회사,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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