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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금융계 ESG 바람)②은행권, 리스크 선제대응·자금 확충까지

탈석탄 선언·친환경 투자 확대 …조직개편 통해 전담부서 신설

2021-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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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친환경 부문 중심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기조에 발맞춘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해외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NH농협)은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친환경 투자 확대, 탈석탄 선언, 조직개편 등 친환경 경영전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KB금융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친환경 금융상품과 투자 규모를 확대해 '녹색금융'을 선도할 방향을 설정했다. 지난해 9월 금융그룹 중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KB금융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관련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신한금융은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탈석탄, 탄소제로 등 고강도 기후금융 실행을 선언했다. 신한금융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녹색채권 가이드라인'과 부합하도록 환경 부문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해 11월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선언한 '제로 카본 드라이브' 방침을 적극 시행하는가 하면 전담 부서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탄소배출 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대출하지 않고, 30년 내에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와 대출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도 지난달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했다. 앞으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주로부터 분리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를 중단하고 기존 투자된 관련 자산은 재융자 시점에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자금 조달에서도 ESG를 적극 활용 중이다. 2019년에는 6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지난해에는 소셜본드로 1억5000만달러를 조달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금융지원에 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사회책임투자의 일환으로 ESG 채권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 채권에 대한 투자가 급속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ESG 경영은 앞으로 보다 확대되고 체계화될 전망이다. 각 금융지주가 속속 경영전략의 한 축으로 ESG 목표를 수립하는 한편 조직개편에 나섰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9년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했다. 지난해 3월 이사회내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본격 구성도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해 4월 ESG기획부도 만들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그룹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아래에 ESG기획팀을 신설했다. 신한금융은 지주 전체 ESG 전략 추진에 집중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은행 경영전략본부 안에 ESG 전담 부서인 ‘ESG 기획 섹션’을 만들었다. 또한 지주 내 하나은행은 사회의 주요한 일원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기업 전 영역에 걸쳐 ESG철학을 도입 및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ESG경영 관리를 위해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ESG경영을 본격화하고자 전담 부서인 ESG경영부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ESG와 관련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도 새해 사업전략부 내에 ESG추진팀을 신설하고 국내·외 관련 인증 획득을 추진하는 등 ESG경영에 속도를 낸다. 지주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올해 안에 ESG 추진위원회와 녹색금융사업단 등을 신설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 금융권의 ESG 경영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전략 체계를 구축하고 차별화된 성과를 창출하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범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 금융사들이 채권조달을 하면서 화학무기 제조사에 자금조달을 않겠다고 할 때만 해도 에피소드로 다가왔는데, 몇 년 사이 금융기업의 ESG 경영은 깜짝 놀랄 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은행, 보험, 증권, 저축은행에 걸쳐 ESG 경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금융업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은 ESG 성과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경영 평가는 물론, 신평사의 신용평가 등급에 직결되는 만큼 각 부문을 강화하는 모습"이라며 "지금까지 사회공헌 활동에 초점을 둬왔다면 앞으로는 환경, 지배구조 강화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하나은행이 ESG 실천을 위한 '하나 Green Step 5 캠페인'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하나은행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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