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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공포의 얼굴'

외로움과 단절 그린 ‘스마트 공포’…현실 향한 ‘직설’

2021-01-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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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는 장르 문법에서 선보일 수 있는깜짝 연출그리고크리쳐소재를 끌어와 충실히 공식과 문법을 따른다. 하지만 모든예측가능한 연출과 흐름은 마지막의 결말을 위한 선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공포'란 타이틀이 가장 어울리는 흐름에 마침표를 찍는다.
자폐성 장애인올리버’, 그의 부모는 사이가 원만치 않다. 장애 아들을 키우는 데 지쳤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미국 서민 가정의 모습이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가정. 아들 육아를 놓고 부부는 매일이 지옥이고 전쟁이다. 엄마와 아빠의 감정충돌에 올리버는 자신만의 세계로 스스로를 끌고 들어간다. 그가 선택한 유일한 소통 창구는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폰 속 동영상 콘텐츠스폰지팝’. 올리버는 스마트폰 속 언어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과 대화를 나눌 뿐, 스스로의 언어를 닫아버렸다.
올리버의 이런 선택은자폐때문은 아닌 듯하다. 자신을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가 있지만 부모에게 그는 소중하기보단 버거운 존재일 뿐이다. 매일 전쟁을 치르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올리버의 감정은 극단적인 외로움으로 자신을 끌고가버린다. 학교에선 장애로 인해 친구들에게왕따를 당한다. 올리버는 자신도 모르는 순간 ‘외로움의 바다에 빠져 버린다. 그리고 올리버의 그런 감정을 읽은 누군가가 등장한다. 누구인지, 아니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 존재는 관객 입장에선 카메라 자체일 수도 있고, 각각의 관객이 바라보는 시선일 수도 있다. 어느덧 올리버의 눈앞에그 존재는 모습을 드러낸다.
제목커넥트’의 사전적 의미연결하다. 영화 속그 존재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자신을 이동시킨다. IT시대에 걸맞은 ‘공포를 그리는 데 적절한 장치다. 스마트폰 하나로 타인과 연결된 세상이다. ‘관계의 기본은 대화다. 대화가 사라진 시대. 이 영화가 꿰뚫는 직설적 화법 중 하나가 바로스마트 공포에 대한 직유다
결과적으로 올리버는 공포 속에 살아가는 가장 유약한 존재다. 관객은 올리버를 통해 공포를 느끼고, 그 공포를 통해 긴장과 스릴을 느끼며커넥트의 장르적 재미를 느낀다. 또한 그 안에서 관객은어른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가장 유약한 존재 올리버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의식을 공유한다
커넥트가 기본적인 공포 장르와 다른 특별함을 느끼게 하는 건 올리버의 선택 때문이다. 올리버의 충격적 선택은커넥트’의 원제인 ‘come play’그 존재’, 그리고 이 영화가 담고있는 기본 정서인 외로움과 단절에 대한 가장 적절하고 납득하기 쉬운 지점을 표현한다. 사실 그 지점을 관객과 올리버의 엄마 그리고 아빠는 알고 있지만 마주하기 싫은 두려움에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말의 아름답고도 슬픈 웃음과 눈물이 가장 영화다운 귀결처럼 다가온다.
커넥트속 올리버 가족의 고통은 그들만이 안고있고 또 짊어지고 가는 삶의 무게다. 하지만 속살을 들춰보면 이 가족의 그 무게는 우리 모두가 나눠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다. 영화 속 부모들보다 아이들이 먼저 그 무게를 나눠 갖는 모습이 보다 더 밝은 미래를 꿈꿔볼 가치를 기대하게 만든다.
‘커넥트’는 처음에스크린에서 튀어나온 괴물을 소재로 한 5분 분량의 단편영화였다. 장편으로 변주하는 과정에서 일부 설정이 바뀌고 느슨해진 감도 없지 않다. 한정된 공간 그리고 제한된 카메라 워킹이 만들어낸 극도의 긴장감은 장편으로 변화되면서 필연적으로 불거지는 약점을 안게 됐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숨은 장점은 기존 공포 장르가 제시할 수 있는 주제와 의미 부여에서 분명히 한 단계 진화를 이뤄냈다는 점이다120일 개봉.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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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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