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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가수들' AI 기술로 되살아나다

2021-01-13 14:32

조회수 :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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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인이 된 김현식, 김광석, 신해철, 터틀맨…. 최근 인공지능(AI) 기술로 이들을 실제 무대 위에 올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IT 기술이 과거와 오늘의 시공을 매개하는 셈이다.
 
2021년 새해 벽두를 1시간 가량 앞둔 시간.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중계된 빅히트 레이블즈의 합동 공연에는 '마왕' 신해철(1968~2014년)이 등장했다. 붉은 응원단장풍 재킷부터 굳게 다문 입, 귓가에 손을 갖다대는 제스쳐, 그가 맞았다. 일거 온라인 채팅창은 "소름 돋는다"는 글들로 마비됐다.
 
이날 '홀로그램 신해철'은 후배가수들(범주, 뉴이스트 백호, 여자친구 유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태현, 엔하이픈 희승)과 함께 대표곡 '그대에게'를 열창했다. 카메라 여러대는 시종 후렴구를 나눠 부르거나 발을 동동 구르며 떼창을 이끌어내는 그의 모습을 비췄는데, 실제 살아있는듯 생생한 느낌을 줬다. 
 
 
 
신해철에 이어서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라우브가 무대 위에 나타났다. 실제 미국에서 찍어온 그의 영상을 AI 기술을 활용, 홀로그램으로 만든 것. 그룹 방탄소년단은 라우브의 기타 반주에 맞춰 ‘Make It Right (feat. Lauv)’노래를 부르며 합동 무대를 성공적으로 꾸몄다.
 
엠넷은 지난달 9일과 16일, 2회에 걸쳐‘다시 한번’이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AI 기술로 고 김현식과 그룹 거북이의 멤버 고 터틀맨을 복원해 헌정 무대를 꾸몄다. 솔지는 복원된 김현식의 목소리와 함께 ‘비처럼 음악처럼’의 합동 무대를, 옛 거북이 멤버들은 터틀맨과 이태원클라쓰 OST로 유명해진 가호의 '시작' 무대를 꾸몄다. 각 개별 사각 화면에 고개를 내민 '비대면 관객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고인이 된 음악가들이 2020년대의 인기곡을 부르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올해 30주기를 맞은 김광석은 오는 29일 SBS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을 통해 방송에 나온다. 생전 단 한 번도 부른 적이 없는 노래, 김범수의 ‘보고싶다’(2002)를 고인의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다. 
 
최근 이런 흐름은 음악인들이 남긴 음악의 힘을 새삼 절감케 한다. 전설의 음악가들이 오늘날 인기곡들을 재해석한다면 하는 궁금증도 풀어준다. 이미 해외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이런 시도가 있어왔다. 2012년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에는 래퍼 투팍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났고, 2014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는 마이클 잭슨이 등장했다. 휘트니 휴스턴의 홀로그램 투어 등도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잇따르는 윤리적 고민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이미 고인이 된 당사자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상업적 이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고인이 음악사에 미친 영향과 음악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데 초첨을 맞추는 방향으로 기술이 활용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소비목적으로 맥락 없이 아티스트를 불러내는 것은 기술의 오용 가능성과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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