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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의 '눈')K-조선, 보릿고개 끝이 보인다

2021-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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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배운 조선업은 명실상부 세계 1위인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산업이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로 꺾인 기세는 10년이 넘게 이어졌고 작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조선사들의 보릿고개는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국의 미래였던 조선업은 어느새 저물어 가는 산업 취급을 받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간 수주 실적이 메마르며 일자리 창출도 쉽지 않았다.
 
그랬던 조선업이 오랜 부진을 털고 새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재도약의 시작은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와 23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수주를 따내면서 시작됐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 3사는 약 100척의 LNG선을 건조하게 됐는데, 올해부터 2024년까지 연간 20~30척씩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세를 이어 지난 연말에도 수주 단비가 내렸다. 특히 12월에 '뒷심'을 발휘했다. 조선 3사는 이 기간 LNG운반선 21척, 초대형 유조선(VLCC) 6척,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하며 맹활약했다. 덕분에 상반기 중국에 밀렸던 수주량을 만회하고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새해에도 수주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1조993억원 규모 선박 건조 계약 소식을 알리며 회복세가 여전함을 증명했다.
 
수주 물량이 과거 호황이었을 때만큼 쏟아지진 않겠지만 한국 조선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아 보인다. 값싼 노동력으로 무장한 중국 조선업을 제치고 다시 1위를 탈환할 만큼 기술력이 상당하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노후 선박 교체와 함께 친환경 선박인 LNG선 수요가 늘고 있는데 국내 조선사들은 이 분야를 선점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율운항 선박, 수소 선박 같은 고부가선 연구와 이를 개발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오늘날 수주 회복의 열쇠가 결국 기술력이었기 때문이다.
 
한때 학생들에게 '자랑스러운 산업'이라고 가르쳤던 조선업.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활의 시작을 알린 만큼 다시 한국인의 자부심이 될 날을 기다려본다.
 
김지영 산업1부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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