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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꺾였다가 다시 펴진 청년의 날개

2020-12-31 10:45

조회수 : 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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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습니다. 취업날개 서비스는 형편이 어려운 청년이 면접을 볼 때 정장을 무료 대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서울시에(는) 2016년 시작했습니다.

오늘 서울시가 공개한 내년 취업날개 서비스 계획을 보니 떠오르는 광경이 있습니다.

12월초 청년단체들은 서울시가 청년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언택트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항의를 한 바 있습니다. 예산을 통과시킬 권한이 있는 서울시의회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개중에는 취업날개 서비스도 포함돼있었습니다. 올해 14억500만원이었던 예산이 내년 11억2400만원이 돼 20%가 삭감됐습니다.

그리고 집단 행동 보름쯤 뒤인 12월16일 서울시의회에서 내년 서울시 예산이 통과됐습니다. 취업날개 서비스는 2억원이 추가돼 13억2400만원이 돼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5% 삭감되는 선에서 그친 겁니다. 다른 청년 예산들은 외려 시의회에서 더 깎인 것들도 있을 정도인데 이건 칼날을 피한 셈입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오늘 공개한 내년 취업날개 서비스 계획은 최종 통과된 예산에 맞춰졌습니다.

내년 계획의 특징은 일단 대상자를 3만7000명으로 잡은 것입니다. 올해 이용자 수는 3만1390명이었습니다. 작년 예산이 12억6100만원에 이용자 3만7687명이었고 올해는 예산이 대폭 늘어났지만 아마도 코로나 영향으로 이용자 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당초에 행정 부문이 예산을 깎은 게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는 거죠.

이제 내년 예산이 사실상 올해 수준으로 원상 복귀했으니 사업을 확대하는 건 당연한 수순일 겁니다.

희망자 지원 연령이 기존 34세였다가 39세로 바뀝니다. 그리고 서울에 주민등록이 돼있지 않으면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녔는지 여부를 따졌지만 내년에는 서울에 실거주했는지 여부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장 대여를 받은 청년에게 AI 역량면접 컨설팅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하게 됩니다.

위기에 청년에게 더욱 가혹해지는 지자체에서 그나마 청년은 꺾인 날개를 피게 됐습니다. 부디 더 멀고 높이 비상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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