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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대한항공 "영혼까지 팝니다"

2020-12-02 08:35

조회수 : 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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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항공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1위인 대한항공도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상황인데요. 특히 정부로부터 빌린 돈이 있어 이에 대한 '담보'격으로, 그리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 때문에 현금이 급한 상황입니다.
 
당장 영업을 통해 수익 쌓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각종 자산 매각에 돌입했는데요. 한진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송현동 부지·왕산레저개발·제주 파라다이스호텔·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등의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앞서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은 사모펀드(PEF) 한앤컨퍼니에 9906억원에 이미 매각하기로 했는데요. 한앤컴퍼니는 새 법인인 '한앤코19호 유한회사'를 설립 후 양도받는데, 대한항공은 이 신설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넘깁니다. 거래 종결은 다음달께로 예상됩니다.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을 무사히 팔았지만 갈 길은 멉니다. 한진그룹은 정부에 약 1조2000억원을 지원받았는데 국책은행은 내년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진그룹은 1조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 1조원은 자산 매각을 통해 메꾼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유상증자가 흥행하고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에도 성공하며 약 1조9906억원은 무난하게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송현동 부지를 통해 나머지를 채울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돌연 태도를 바꾸면서 왕산레저개발과 다른 자산 매각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왕산레저개발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요트 레저시설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칸서스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매입하기로 했으며 매각 대금은 1300억원입니다. 내년 1분기 중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공항과 서울 시내를 잇는 '칼 리무진' 매각 소식도 최근 전해졌습니다.
 
다만 송현동 부지와 호텔 사업 매각은 난항입니다. 특히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와의 협상이 무기한 연기되며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호텔 사업 매각도 좀처럼 속도가 나질 않고 있습니다. 한진그룹은 지난 4월부터 삼정KPMG·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지정해 제주 파라다이스호텔과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매각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다만 코로나19로 호텔 사업들이 성과를 내기 힘들어지면서 아직 새 주인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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