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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htengilsh@etomato.com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극단적 선택을 줄인 뜻밖의 요인?

2020-11-21 11:25

조회수 :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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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007015


얼마 전에 공동 기사를 썼습니다. 자살이 올해 줄었는데 왜 줄었는지 탐구하고 앞으로 늘어날 것을 경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사가 나간지 사흘 뒤인 지난 18일 통계청은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회조사 결과는 2년에 한번씩 자살 충동 조사를 포함합니다.

위 이미지가 그 내용이고 그 이유로 2020년과 2018년이 비교돼있습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자살 충동은 2년 전보다 0.1% 늘어난 5.2%가 됐습니다. 기사와 종합해보면 충동은 늘었는데 실제 실행은 줄었다는 뜻이 될겁니다. 올해는 충동과 실행 사이에 브레이크가 놓였든지, 누가 브레이크를 걸었든지 하겠죠. 그게 뭔지는 기사에 나와있고요.

브레이크의 존재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극단적 수치 감소를 설명할 방법도 있을 겁니다. 충동 자체가 줄어든 항목을 분석한다면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하고 싶다는 사람이 늘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수에 그쳤다"라고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가정 불화 때문에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줄어들면서 가정 불화로 인한 자살은 감소했다"가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정신건강이나 심리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해가 안 가거나 직관적으로 이유를 추론하기 힘든 결과 투성이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썰만 제기하는 수준입니다.
 
가정 불화, 직장 문제, 연애 문제, 성적 진학 문제 항목이 줄어들었습니다. 이 중에서 가정 불화가 원래 비중이 높고 감소폭도 제일 크니 제일 중요한 항목일 겁니다.

그런데 이해가 안 가죠. 코로나 시대에 가정 불화가 줄어들었을까요? 영국에서 가정 폭력이 늘어났다는 외신은 은근히 알려진 편이고, 국내에서도 불화가 늘면 늘었지 줄었을 거 같지 않습니다. 너무 바쁘면 이혼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고 실제로 여름 휴가나 명절에 이혼이 늘어나기도 하는만큼, 재택근무나 휴업이나 실직을 동반하는 코로나는 당연히 가정 불화를 증가시켰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는 가정 불화를 증가시켰으되, 가정 불화가 자살 충동까지는 향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매커니즘이 작동해야 합니다. 그게 뭘지 머릿속으로는 떠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또 하나 특기할 점은 가정 불화가 자살 충동 요인이라고 답변한 남성은 10.0%에서 6.3%로 3.7%P 줄어든 반면, 여성은 17.2%에서 16.1%로 감소폭이 1.1%P라 차이가 있었습니다. 남성은 원래 가정 불화 요인이 여자보다는 덜 중요했는데 감소폭이 더 컸고, 여성은 이 요인이 남자보다 더 중요했고 감소폭도 더 작았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적 진학 문제가 줄어든 것도 꽤나 의외입니다. 그동안 휴교, 원격수업 가지고 얼마나 난리를 치고 수능 가지고도 얼마나 많은 난리가 벌어질 예정입니까. 가장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10대에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입니다. 20대와 30대는 소폭 늘었습니다. 그냥 드는 생각으로는 10대는 균일하게 피해를 입었으니 충동이 덜하고, 20~30대는 성적과 진학 문제가 앞으로의 미래와 밀접한데다가 그 미래가 집안 배경 등과 겹쳐서 개개인에게 다르게 나타날테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합니다.

이외에도 직장 문제와 연애 문제가 줄어든 것은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지만 뜯어볼 것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애 문제야 이 엄중한 시국에 다른 문제들보다 우선순위에서 더 떨어졌을테니 이해가 가지만 어떤 연령대는 늘고 어떤 연령대는 줄어드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직장 문제는 남성이 소폭 늘고 여성이 줄어들어 전체가 줄어든건데, 가정 불화와 연동돼있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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