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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준법감시위,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심"

특검팀 "대검차장 퇴임 7개월 만에 위촉…임금·봉급 받았다면 법 정면 위반"

2020-11-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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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구성 자체에 위법성이 있다고 1일 지적했다.
 
<뉴스토마토>는 특검팀이 지난 23일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에 제출한 27페이지 분량의 '특검 의견서 11 (‘삼성 준법감시제도’의 양형가치 및 전문심리위원 평가사항)'을 1일 단독 입수했다. 특검팀은 이 의견서에서 감시위원 중 한명인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감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것은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삼성 측은 준법감시위원회를 회사와 별도 조직으로 설치하고, 독립성·자율성·전문성이 확보된 외부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장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예산 등 기본적인 물적 기반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아 재벌 총수의 변심에 따라 언제든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준법감시위 관계사들이 합의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등에 따르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적어도 '사기업체인 관계사들의 공동이익과 상호협력 등을 위해 설립된 단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검찰청 차장검사 퇴직 후 불과 7개월 만에 위원으로 위촉된 분이 그 활동의 대가로서 임금·봉급 등을 지급받았다면 이는 공직자윤리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지적된 위원은 봉 전 대검 차장검사다. 봉 위원은 대검 차장감사(고검장)를 끝으로 지난 2019년 6월27일 퇴임해 올해 1월9일 준법감시위원으로 선정돼 참여 중이다. 
 
올해 4월1일부터 시행된 공직자윤리법 이전의 개정전 법 17조는 "'취업심사대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면서 '자본금과 연간 외형거래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체'와 '이 사기업체의 공동이익과 상호협력 등을 위해 설립된 법인·단체'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검사는 대검 검사(검사장) 이상 취업심사대상이다.
 
법은 다만 "이때에도 관할 공직자윤리위의 승인을 받은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예외를 두고 있다. 공직자윤리위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5년간 대검 출신 검사가 삼성 측 취업심사를 신청한 건은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봉 위원은 특검팀 지적에 대해 "준법감시위는 삼성 즉 사기업과는 독립적 기구"라고 일축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말하면 사기업 등에 정식으로 취업해 봉급을 받을 경우에는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대상으로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일반적인 자문이나 고문 업무는 거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말해 준법감시위 업무는 심사대상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공직자윤리위에 심사를 신청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도 "준법감시위는 삼성의 7개 계열사(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와 준법감시에 대한 협약을 맺은 독립적 기구로, 이 7개 계열사에 대한 감시기능을 하고 있다. ('사기업체인 관계사들의 공동이익과 상호협력 등을 위해 설립된 단체'라는 특검팀 주장은)포커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준법감시위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 여부에 대해서도 "감시위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없다. 7개 계열사와 맺은 협약에 따라 회의 실비가 지급되지만 말 그대로 실비다. 보수로 보기 어렵다. 위원들은 본업이 있기 때문에 사회봉사하는 개념으로 일한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월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위원장 수락 배경 및 위원회 구성 운영방향에 대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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