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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가상과 현실' 넘나드는 아이돌이 온다?

2020-10-28 18:12

조회수 : 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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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매트릭스에서나 보던 가상과 실재의 병합을, 아이돌을 통해 볼지 모를 일이다.
 
11월 데뷔를 앞둔 SM 소속의 걸그룹 에스파가 펼칠 활동 방식을 보면 흥미롭다. 이 멤버 구성은 '가상' 멤버들과 '현실' 멤버들로 이뤄진다. '현실' 멤버들은 지금의 아이돌처럼 활동을 하게 되고, 아바타인 '가상' 멤버들은 온라인 세계의 모든 활동을 대신한다. 이 두 공간의 멤버들은 중간세계인 '디지털 세계'를 통해 서로 대화도 하고 조력도 하고 친구가 된다. 온오프라인 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sm은 전통적으로 90년대 후반부터 혁신적인 아이돌 문화의 표준을 제시해왔다.
 
H.O.T의 성공적인 제작을 바탕으로, S.E.S와 보아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아이돌을 지나, 동방신기, 엑소, NCT 등 2-4세대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을 돌아보면 점차 SF적인 요소를 아이돌 문화와 결합시켜가고 있다.
 
특히 2016년 결성된 NCT의 경우, 이름 부터 Neo Culture Technology의 약자로 신개념 아이돌 문화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된다. 
 
총 23인조인 이 그룹은 NCT U, NCT 127, NCT WayV 등의 명으로 나눠져 활동하기도, 모두 합세해 활동하기도 하는 개방성과 확장성을 주 포인트로 삼는다. '세계 각지 한류의 현지화'를 지향하며 세계 각 도시를 베이스로 각각 팀이 순차적으로 데뷔해왔다. 꼭 한국의 대형기획사가 한국 멤버들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사례다. 이후 최근에는 JYP에서도 한국 대형기획사의 시스템을 일본에 적용, 일본 현지 멤버들로 구성된 그룹 '니쥬'를 데뷔시켜 한류의 로컬라이제이션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가는 등 국적의 한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걸그룹 에스파의 경우 이제는 국가를 넘어 가상 세계까지 아우르는 실험이 될 전망이다. 에스파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내걸고 있다. 그룹명은‘Avatar X Experience’(아바타 X 익스피리언스)를 표현한 ‘æ’와 양면이라는 뜻의 영단어 ‘aspect’(애스펙트)의 약자다. SM 측은 음악과 가사, 뮤직비디오를 포함한 영상 콘텐츠 등 IP(지식재산권), 비주얼, 퍼포먼스를 결합시켜 미래 엔터테인먼트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SM은 네이버와 최근 합작중인 공연 플랫폼 'Beyond Live'를 통해 이 그룹의 가상 활동에 시너지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 플랫폼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을 혼합한 확장현실(XR) 기술을 공연에 접목시켜 온라인 상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적인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만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꿈꾸는 세계관이 이미 90년대 후반 한 번 제시된 것이었음을 상기해보면 에스파의 성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수도 있다.
 
당시 이 프로듀서가 지휘하던 H.O.T는 '평화의 시대'란 SF 영화를 찍은 바 있다. 서기 2200년 은하 백년 전쟁이 종지부를 찍은 무렵을 가상의 배경으로 , H.O.T 멤버들이 우주선 모양의 스테이지에서 축구시합을 벌이는 스토리.. 당시 팬들은 '아무리 우리 오빠들'이라 하더라도 '이것 만큼은 아니다'란 이야기를 자주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 경험에 의해 판단해보면 보다 현실성에 기반한 가상의 콘텐츠라야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최근 비대면 공연에서의 기술의 성공적 활용 사례가 이 콘텐츠의 성공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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