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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균형개혁은 파도와 같다. 파도처럼 개혁은 계속 개혁이다. 개혁의 목표는 한 번의 법률 개정, 한 번의 지시, 한 번의 관행 변경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개혁은 제도개혁에서 시작하여 현장의 개혁까지 이어진다. 현장에서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개혁은 계속된다. 마치 바다의 파도가 계속 치는 것처럼.  개혁은 파도와 같다. 거친 파도와 잔잔한 파도가 있듯이 개혁도 고저장단이 있다. 계속 폭풍처럼 몰아치는 개혁은 없다. 개혁에도 중간 휴식지점이 있다. 개혁이 현장에 정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여유가 있어야 현장에서 개혁을 안착시킬 수 있다. 현장에서 개혁을 안착시켜야 다시 방향을 정하고 개혁의 길을 갈 수 있다.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가 있다면 반드시 조용한 파도가 있는 법이다. 개혁은 파도와 같다. 거친 파도와 잔잔한 파도가 균형을 잡듯이 계속 개혁과 중간 점검은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균형이 있어야 개혁으로 인한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불안감이 없어야 개혁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개혁의 동력을 유지해야 계속 개혁을 할 수 있다. 바이올린의 줄은 너무 팽팽하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을 때 좋은 소리를 낸다. 검찰개혁을 포함한 모든 개혁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시간의 균형 이외에 세 가지 균형이 필요하다.   첫 번째 균형은 다른 개혁과의 균형이다. 권력기관 개혁은 사회개혁과 균형을 맞추어 진행해야 한다. 사회개혁은 경제개혁과 균형이 맞아야 한다. 검찰개혁은 권력기관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다른 개혁과 균형을 맞추어 진행해야 한다. 특히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은 서로 균형이 맞아야 한다. 국가 권력기관의 핵심이고 시민의 자유와 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이 균형을 맞출 때 권력기관 개혁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사회개혁의 일부가 된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지난 2018년 6월 법무부장관과 행정안전부장관의 합의문으로 검찰개혁과제인 검경수사권 조정과 경찰개혁과제인 자치경찰제를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이 합의문에 따라 검경수사권 조정은 이루어졌다. 그런데 자치경찰제는 애초 약속인 “제주 자치경찰제의 틀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되지 못했다.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권력기관 개혁의 불균형은 경찰권한 강화로 이어진다. 경찰권한 강화는 시민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침해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 불균형은 국가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틀에서 신속히 시정되어야 한다. 경찰개혁으로 자치경찰이 일단 출범했다. 하지만 내용은 미흡하다. 내용을 충실하게 채우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다. 두 번째 균형은 의견의 균형이다. 개혁 과정에는 내부와 외부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기 마련이다. 개혁과정에 나오는 의견들은 모두 반영할 수는 없지만 신중하게 경청해야 한다. 여러 각도와 관점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일괄하여 반개혁세력이라고 몰아붙이면 안된다. 개혁에 찬성하면서도 다른 방향,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이들 의견 수렴과정이 공평하게 이루어지면 개혁과제 설정과 개혁추진에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의견을 모두 배척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관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면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견수렴 과정은 시간낭비가 아니다.  세 번째 균형은 내용의 균형이다. 개혁과제는 모든 사물이 그렇듯 완벽하지 않다. 허점은 있기 마련이다. 애초 생각대로 구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개혁과제는 충분히 검토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점에 대한 보완, 균형이다.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에서는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 점이 보인다.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면서 검사에게 수사결과에 대한 견제권한을 부여했다. 기존 조직에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도 견제장치는 필요하다. 새로운 기관 창설에는 더욱 섬세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 견제장치가 없이 새로운 권력기관을 창설하면 그것은 균형의 파괴요, 시민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위협이다. 최근 논의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은 새로운 권력기관 창설에 해당한다. 기존 조직의 개혁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균형이 필요하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 


한국영화계 ‘뿔 달린 악마’ 맞이할 수 있다넷플릭스(NETFLIX) 광풍이 매섭다. 팬데믹 선언 후 국내 영화계는 ‘코로나19’가 휘둘러대는 펀치에 맥없이 휘청거렸다. 그리고 혼란한 틈을 타 OTT플랫폼, 정확하게는 넷플릭스가 시장을 독점해버렸다.   넷플릭스는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피해 개봉 연기에 들어간 여러 화제작을 싹쓸이하며 매점매석에 들어갔다.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콜’ ‘차인표’ ‘승리호’를 넘어 작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쏟아지는 호평 세례를 받은 ‘낙원의 밤’까지. 겨우 다섯 편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넷플릭스 입장에선 이만하면 충분할 수도 있다.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간보기가 끝났단 뜻이다.  넷플릭스는 다섯 편 영화에 대한 모든 판권을 매입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공개에 대한 권리까지 넘겨받았다. 넷플릭스는 영화 판권 매입에 ‘총 제작비+α’ 개념 대금을 지급한다. ‘α’ 규모는 총 제작비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초대박이 터져도 제작사 등에 따로 지급되는 보너스는 없다. ‘한국 영화’란 양질의 콘텐츠를 총 제작비에 얼마간 웃돈만 얹어주고 집어 삼키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작년 한 해 국내 시장 공략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새롭게 열린 비대면 시대가 OTT플랫폼 목적성에 날개를 달아줬다. 닐슨코리아의 ‘2020 하반기 미디어리포트’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작년 11월 순이용자수(UV)는 같은 해 1월 대비 64.2% 증가했다. 영화만이 아닌 ‘오리지널 시리즈’도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넷플릭스는 더 자신감을 얻었다. ‘킹덤’ 이후 제작된 ‘보건교사 안은영’과 ‘스위트홈’이 연이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흥행’이란 공식이 정립됐다. 동남아 콘텐츠 시장 허브로 불리는 국내 시장 점령을 위해 넷플릭스가 해야 할 일이라곤 이제 영화 시장 석권만이 남았을 뿐이다. 다섯 편 영화로 가능성을 타진했다면 이제 넷플릭스 입장에서 남은 과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작년 말 국내에 장기 계약을 체결한 대규모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국내 영화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본격적인 국내 오프라인 배급 시장 진출이다. 전자는 이미 기정사실이 됐고, 후자는 작년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살아있다’ 해외 판권 구매를 시작으로 서서히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개봉이 연기된 상업 영화는 70편이 넘는다. 국내 극장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도 보이지만 백신과 집단면역이란 안전망이 확보되지 않는 한 이전 같은 회생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70편 영화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기다리며 무작정 개봉을 늦출 수만도 없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를 포함한 토종 OTT 문을 두드리는 것뿐이다. 그 중심에 선 넷플릭스는 이제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로 양분된 국내 콘텐츠 시장 점령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기획과 제작 그리고 유통까지 잠식할 것이 뻔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국내 영화 시장이 넘어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 변화는 콘텐츠 시장 신세계를 열게 할 것이다. 만약 그 신세계에서 튀어나올 것이 모두가 환호하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닌 국내 영화산업 뿌리까지 씹어먹을 뿔 달린 악마면 어찌해야 할까. 국내 영화계는 이 새롭게 열릴 신세계에 어떠한 대비책을 세워두고 있는가.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