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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건설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 왕숙천(王宿川)의 겨울이 뜨겁다. 그것은 정부가 작년 12월 19일 이곳에 3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여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체 공급가구 12만 2000가구의 절반 이상인 6만 6천 가구가 이곳에 건설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왕숙(王宿)’이란 이름은 말 그대로 ‘왕이 묵었다’는 뜻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함흥에서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川)가 흐르는 이곳의 한 마을에서 묵고 갔다고 하여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조선의 일곱 번째 임금인 세조가 ‘광릉(光陵)’에 묻힌 것을 두고 그렇게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광릉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하고 있는데, 왕숙천은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에서 발원하여 광릉이 있는 남양주시, 그리고 이웃해 있는 구리시를 지나 강동대교 부근에서 한강에 합류하는 총 길이 37.34km의 하천이다. 또한 왕숙천 인근의 ‘동구릉(東九陵)’에는 조선 왕과 왕후 등 모두 아홉 개의 능이 있어, 그야말로 왕숙천을 둘러싼 환경은 조선 왕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3기 신도시는 이곳 왕숙과 더불어, 하남 교신, 과천, 인천 계양 등 모두 네 곳이다.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서 공급대책이 필요하다는 상식의 범주에서 보면 우선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거기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광역버스(BRT)와 같은 광역교통망 개선을 골자로, 유치원을 모두 국공립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미래 성장을 이끌 정보통신·바이오와 같은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은 기존의 신도시에서 비롯된 교훈을 바탕으로 보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필자가 3기 신도시 발표를 듣자마자 가장 우려했던 것은 과연 향후의 인구 문제 및 그와 관련하여 진지하게 고민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해리 덴트(Harry S. Dent, Jr. 1950~ )는 2018년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절벽’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경고로 들린다. 인구절벽이란 15세에서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좁은 의미로는 소비가 왕성한 40대 중·후반의 인구가 줄어 급격하게 소비 위축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즉, 인구절벽의 도래는 경제 위축을 넘어서서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통계청도 2016년에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가 370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급속히 감소할 예정이라는 통계를 내놓고 있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더하여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통계도 우리를 섬뜩하게 한다. 이미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채 1명이 안 되어 세계 최저수준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총인구 감소 시점이 2028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근거가 된다. 이는 물론 국가 전체의 운명을 더욱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군다나 3기 신도시가 완성된다고 예측하는 7년 후인 2026년 무렵,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통계와 맞닿는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점점 가속 폐달을 밟을 것이다. 2026년은 1986년생이 만 40세가 되는 나이다. 이때를 전후로 태어난 사람들, 즉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난 3, 40대들이 신도시의 주거 계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가정을 해보면, 과연 신도시는 활기를 띤 도시로 변모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물론 3기 신도시가 성공하여 수도권이 건강한 도시, 자족 도시로서의 기능을 다하기를 바라는 미음 간절하지만, 그것은 곧 수도권의 팽창을 의미한다. 역으로 지방도시에게는 인구감소를 불러온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지방도시는 도시의 쇠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국토의 균형발전은 더 요원해진다. 이미 20년 전부터 인구절벽을 겪고 있는 이웃 나라 일본에서 도쿄 도심에서 전철로 2,30분만 가면 얼마든지 빈집을 볼 수 있다는 현실은 우리가 곱씹어봐야 할 사례의 하나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5142만 명.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의 49.6%인 2551만 명. 왕숙천과 이웃하며 잠든 채 후손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조선 왕들. 그들의 근심이 기우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석륜 시인/인덕대학교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


소상공인 기본법조차 없어서야최원석 중기IT부 기자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7일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았다. 역대 경제부총리로는 첫 소상공인연합회 방문이다. 이날 자리는 현장 의견을 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다양한 정책 제언과 답변이 오갔다. 이날 백미는 홍남기 부총리가 올해 '소상공인 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언이다. 일면 '소상공인에 대한 기본법조차 없었나'라고 의아해할 만한 대목이기도 하다. 소상공인은 일자리의 25%를 담당한다. 사업체 수는 전체 사업체의 85.6%, 종사자 수는 전체 종사자의 36.2%를 차지한다. 엄연한 한국경제의 주축이지만 그동안은 기본법조차 없었다. 이는 소상공인의 사회적 지위와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실 기본법 수립은 소상공인이 수년째 추진한 숙원 과제다. 개별적이고 영세하다는 이유로 입법권한을 가진 정부와 국회의 무관심에 번번이 기본법 제정이 가로막혔다. 소상공인이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정부지원을 받고 있어 중소기업 영역 아래 두려는 경제주체 간 이기주의도 기본법 부재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홍남기 부총리가 이날 자리에서 "지난해 다섯 차례 자영업·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선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기존 정책의 부진한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야 효과적인 정책이 나온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않다고 자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물론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그물망이 워낙 복잡해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은 문제다. 숫자도 큰 만큼 섣불리 정책을 추진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나 소상공인·자영업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선 경영개선에 대한 체감도가 낮다고 토로한다. 현실과는 다른 '공염불' 정책이라는 쓴소리도 연신 쏟아지는 중이다. 근본적으로는 그간 역대 정부가 기본법조차 없이 '땜방식 처방'에만 급급했기 때문에 벌어진 필연적 결과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 문제를 풀기 위한 시작은 기본법 수립에 있다. 기본법을 근간으로 중·장기 기본 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 정책 평가와 수립, 대통령에 보고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정책 효과가 제대로 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년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이 소상공인 문제를 심각하기 인식하고, 소상공인을 독립적인 경제주체로 설정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주요 정당 대표도 한목소리로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에 동의했다. 하지만 기본법 수립 논의는 소상공인이 수년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것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소상공인 생존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나서야 비로소 기본법 논의가 시작된 셈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계속 반복되는 듯해 씁쓸하다. 최원석 중기IT부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