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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거래소가 도움이 될 것인가?인터넷과 IT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증권거래에도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90년대 초까지 종이 주문표를 프린트한 후 종목별로 나누어 적은 다음에 거래시켰다. 한때 천 명이 넘게 있었던 여의도 증권시장은 홍보관으로 변하여 새로 상장되는 회사를 축하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그 대신 수 천대의 거래서버와 통신네트워크가 주문의 전달부터 정보의 피드백까지 맡아서 하고 있다. 미국에선 20여 년 전 거래를 독점하던 거래소(exchange) 대신 완전히 전산화된 거래플랫폼이 나타났다. 그것을 대체거래소라 부르지만 정확하게 거래소는 아니고 다른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거래만 체결해준다. 그것을 미국은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라고 하고, 유럽은 MTF(Multilateral trading facility)라고 한다. 선진증시에서는 상장거래소 외에도 다른 곳에서 그 주식을 거래하는 일이 빈번하지만 우리는 생소한 개념이다.  어쨌든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에 특정 장소에서 허가를 받은 업자만 주식거래를 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IT기술 측면에서 보자면 거래소의 매칭엔진도 범용화된지 오래고 위탁수수료도 거의 없어지는 마당에 위탁매매라는 증권업이 아직도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대체거래소는 거래소의 요소인 특정 장소와 허가받은 증권업자 중에서 특정 장소에 대한 제약을 풀어버린 것이다. 오랜 옛날 증권업자들이 출자해서 만든 거래소가 어느덧 규제기관화되어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 선진증시의 대체거래소 출현 과정에서 몇 가지 논란이 불거졌다. 우선 한 가지 주식의 가격을 여러 곳에서 다르게 결정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시장분할(market fregmentation) 논쟁이다. 어찌보면 주식거래자에게 엄청 헛갈리는 대목이다. 이 가격이 맞냐 아니면 저 가격이냐 논란이 불 수 있지만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됐다. 매수자에게는 싼 가격이 맞고 매도자의 입장에서는 비싼 가격이 맞는 것이다. IT기술 덕에 거래자는 순식간에 적정가와 유동성을 찾아 주문할 수 있으므로 여러 개의 가격은 결국 수렴하게 된다. 두 번째는 거래 외에도 상장·공시 및 시장감시를 책임지는 거래소의 기득권과 역할을 무시하고 다른 곳을 허용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대체거래소는 거래에 필요한 모든 시장정보를 거래소에서 받아야 한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대체거래소들은 기존 상장거래소에 상당한 정보 이용료를 지급한다.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대체거래소의 무임승차 비용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이슈는 시장구조와 거래방법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과거 우리도 대체거래소 유사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증권사가 출자해서 설립한 한국ECN은 시간과 방법을 제한함으로써 제대로 역할도 못 한 채 사라져 버렸다. 원래 경쟁을 통해서 모두가 발전하도록 하자는 것이 취지였으나 처음부터 규제로 간섭해서 경쟁을 막은 결과 고사한 것이다. 앞으로 나타날지 모를 대체거래소에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고질적인 규제가 적용된다면 아예 만들지 않은 편이 더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체거래소가 거래소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다. 거래소에는 다양한 법적인 역할이 부과되므로 이를 면제받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그래서 시장의 비중이 어느 정도까지 거래소가 아니라 증권업자 취급을 받는 것으로 타협됐고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그러나 비중이 기준을 넘어서면 거래소가 되고 그에 따른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자본시장법은 거래소가 되기 전의 대체거래소를 다자간매매체결회사라는 이름으로 정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은 일찍부터 대체거래소에 대한 수요가 넘쳐났다. 특히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불루칩을 컴퓨터와 소수 인원으로 거래하여 수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체거래소로 출발했던 배츠(BATS Global Markets)는 뉴욕거래소에 육박하는 두 번째 거래소로 성장했다. 혁신을 옹호하는 환경과 뉴욕거래소 직원의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한 인원으로 거래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나라에 대체거래소가 설립된다면 기득권과 규제로 옭아매지 않으면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다. 성공하게 된다면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이득이 될 것이지만 아니라면 그냥 동네 시장(local market)으로 남을 것이다. 최욱 전 코넥스협회 상근부회장  


가습기살균제부터 인보사까지 반복되는 식약처발 '인재'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피용 BCG(결핵예방) 백신의 비소 기준치 초과량 검출 사실을 알고도 발표를 미룬 의혹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를 기사화하면서 “식약처 관계자가 ‘부처 간 대책을 의논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고 썼지만, 사실 기자는 통화 직후 아연실색했다. 그 관계자는 “대안 없이 중지부터 시키면 안 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비소는 1급 발암물질이다. 발표 다음날 기준으로 대상 영아 65%가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표를 미루는 새 발생할 추가 피해를 막는 것보다 우선한 대안은 도대체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당시 식약처의 문제점을 제대로 기사화하지 못한 탓이었을까. 올해는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의혹으로 법조계가 시끄럽다. 코오롱 측을 상대로 한 피해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부터 코오롱이 식약처의 허가취소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까지 ‘소송 난타전’으로 번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15년 장기추적조사 등 식약처가 내놓은 대책의 허술함을 지적하고 나섰지만,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던 식약처는 코오롱을 ‘단죄’하듯 인보사 허가를 취소하고 허술한 대책을 명령한 채 뒤로 빠졌다. 그마저도 늑장이었단 지적이 나오지만 늦은 만큼 제대로 된 대응도 않는 모습이다. 이번엔 무슨 대안이 우선인 걸까. 피해자 규모와 정도를 정확히 수치화하는 것조차 어려운 인보사나 백신 사태의 앞선 예가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2011년 조금씩 드러나 2016년 전사회적 문제로 불거졌음에도 영국계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 외엔 제대로 책임을 가려내지 못한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있다. 이 사건들엔 모두 문제가 된 제품의 제조판매허가를 식약처에서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가 터지자 식약처 책임 규명은 유야무야됐다는 점도 같다. 식약처 허가의 본질은 기업에 제품 상업화를 허락해줄 권리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추구 본질을 제어하고 국민안전을 지킬 의무다. 이를 방기한, 사실상 가장 막중한 책임을 묻지 않는 사이 유사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옥시 뒤에서 국민적 분노가 잠재워지기만 바랐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관계자 등이 시민단체 고발로 이제야 법정에 섰다. 늦었지만 자본의 고삐 풀린 이익추구를 막고 재발방지를 다짐할 판결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재판을 지켜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재발이 방지되긴 어려울 것 같다. 인보사로 반복된 가습기살균제 ‘인재’는 식약처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최서윤 사회부 기자(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