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개그맨들에게 있어서 지금의 시기는 빙하기나 다름이 없다. 지상파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모두 사라지면서 설 자리를 잃은 개그맨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학로 무대마저 설 수 없는 상황이 이르렀다. 그런 그들에게 유튜브는 마지막 돌파구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장르만 코미디’는 다양한 재미의 숏폼 드라마로 구성돼 웹툰, 드라마, 예능, 음악 등 여러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코미디의 확장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최근 ‘장르만 코미디’는 유명 유튜버들의 등장이 잦아지고 있다.
사실 ‘개그콘서트’가 폐지되면서 갈 곳을 잃은 개그맨들의 모임 장소가 ‘장르만 코미디’라 할 수 있다. ‘장르만 코미디’에는 ‘개그콘서트’에서 자주 봐왔던 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티, 이근 대위 등 유튜버로 활약하는 이들이 되려 개그맨들을 이끄는 모습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도티가 ‘찰리의 콘텐츠 거래소’에 등장하자 출연한 개그맨들은 하나 같이 도티와의 합방을 원했다. ‘낄낄상회’로 14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장윤석과 임종혁은 어찌 보면 대선배인 김준호를 깔보는 모습을 보였다. 김준호가 개설한 유튜브 영상이 낮은 조회수와 구독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이미 맛본 개그맨들에게는 조회수와 구독자가 곧 권력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을 도티와의 합방을 원할 수 밖에 없는 것. ‘억G조G’ 허경환, 이상훈은 크리에이터 대도서관과 합방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성원, 김기리, 서태훈, 이세진, 임우일은 ‘장르만 코미디’에서 유튜브의 위력을 실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흔한 남매’의 월 수입을 보고는 대세가 유튜브라면서 ‘가짜 연예인’ 채널을 개설했다.
이처럼 설 곳을 이른 개그맨들은 유튜브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기존의 스타들이 유튜브를 시작한 것과는 조금 다르다. 스타들은 기존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튜브를 시작해 빠른 시간에 구독자를 늘리는 반면, 일부 유명 개그맨들을 제외한 이들은 일반 유튜버들과 출발점이 다르지 않다. 결국 그들은 새로운 도전이나 다름 없는 무대가 아닌 유튜브 상에서 개그를 짜고 무대를 만들었던 기획력을 이용해 유명세를 얻어가야 하는 셈이다.
그렇기에 ‘가짜연예인’의 5명의 개그맨들이 힘겨운 훈련을 받는 모습이 웃음보다는 짠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없어진 무대, 달라진 시대에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문화평론가는 “개그맨들에게는 사라진 무대가 위기이자 기회이다. 빠르게 달라진 상황에 적응하는 개그맨들은 달라진 플랫폼에서 과거와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 유튜버들과 달리 개그맨들은 무대에서 개그를 하기 위해 다양한 기획과 연출이 훈련이 되어 있는 만큼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장르만 코미디. 사진/JTBC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