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 요기 베라의 주문이다. 무언가 포기하고 싶을 때 자주 되뇌는 말이나 요즘 이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가 창궐했다가 좀 잠잠해지나 싶더니 역대 최악의 물난리가 지역을 휩쓸고 재확산에 전국을 봉쇄해야 하는 지경이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2분기 저점으로 3분기 반등하는 브이자(V) 경기회복론에 대한 기대는 이제 희망고문이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가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 상황에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위기가 한동안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한국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4차 추가경정예산 마련의 불가피성은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문제는 추경의 규모다.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3.5%인 839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까지 오른 상황에 4차 추경까지 얹어 빚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해 복구는 기존 예비비 잔액으로 충당한다 해도 경기 부진에 따른 세수 감소로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나랏빚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향후 국가 신용등급이나 저성장 시대에 대응할 여력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고심할만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기조적 경기하강 흐름과 맞물린 역대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에 정부 재정마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휴업과 폐업, 실직으로 한계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코로나19는 취약계층에 더 가혹했다.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48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0%나 줄었다.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율은 4.0%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피해가 훨씬 컸던 것이다.
미래에 갚아야 할 빚을 끌어다 쓰는 만큼, 재정은 코로나19로 경제적인 고통을 받는 취약계층을 중심해 선별적으로 쓰여야 한다. 경제가 저점을 찍어도 얼마나 빠르게 반등하는가는 경제 주체들의 적극적인 경제 활동에 달렸다.
연속성 없는 단기 아르바이트조차 하루 노동으로 생계를 잇는 취약계층에게는 꼭 필요한 일자리다. 민간이 할 수 없다면 공공부문이 나서서 취약계층의 주머니를 채워야 한다. 견고한 사회안전망은 잠재적 사회불안 요소를 줄이고 동시에 소비 진작을 통해 경기 선순환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백주아 정책팀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