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 건설도 반전은 없었다. 1분기 반짝했던 수주 기대감은 2분기 들어 사라졌다. 2분기 해외 수주 실적은 1분기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불안한 유가와 세계 각국의 건설 투자 감소 등으로 해외 건설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을 300억달러(약 36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지만 업계에서 수주 반등 기대감은 약하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올해 2분기 해외 건설 계약 금액은 49억4100만달러(약 5조9200억원)다. 1분기 약 112억달러(약 13조4200억원)보다 55.8% 줄었다.
최근 해외 건설 계약 금액은 2분기보다 1분기가 많았으나, 그 차이가 올해만큼 벌어지지는 않았다. 2017년과 2018년 2분기 수주는 1분기 대비 각각 26%, 30% 줄었다. 해외 수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지난해에는 5.2% 감소에 불과했다. 50%가 넘는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연초에는 굵직한 수주 낭보가 울렸지만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수주 소식이 급감하면서 분기간 계약 금액 차이가 커졌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건설 사업의 진행을 미루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두바이와 바레인 등이 건설 프로젝트의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우리 건설사의 텃밭인 중동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이라크 등이 예산 절약에 나섰다.
하반기에도 해외 수주의 어려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유가가 평소보다 낮아지고 불안정한 탓에 주력 시장인 산유국에서 발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25일 기준 배럴당 38달러~40달러선에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유국은 발주 전 미래 수익까지 고려한다”라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데 유가가 불안정하면 플랜트 투자에 따른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발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매출 중 해외 비중이 높은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코로나19로 해외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하반기 계획을 다시 짜는 중”이라며 “입찰이 지연되는 사업이 다수 나오고 있어 수주 어려움이 크다”라고 언급했다.
정부가 해외 수주 지원책을 내놨지만 수주 반등의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정부는 이달 15조원 상당의 금융지원 프로그램 마련 등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원이 긍정적인 신호이긴 하지만 연내 수주가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 지원은 사실 예전부터 자주 나왔던 내용이라 새로울 건 없다”라며 “신남방 등 재정이 취약한 국가는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발주가 나올 수 있으나 자기네 돈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중동은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작업하고 있는 한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