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펀드매니저 1인당 운용하는 펀드 설정액도 두 달 만에 5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모형 리츠·부동산펀드에 대해 세제혜택을 확대하고 직접 판매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모펀드 활성화를 추진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초 기준 58개 자산운용사에서 공모펀드를 운용 중인 펀드매니저는 총 7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682명) 보다 7.04% 증가한 규모로, 금투협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표/뉴스토마토
작년 말 698명이던 펀드매니저 수는 올해 1월 700명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펀드매니저 한명이 담당하는 공모펀드 수는 6개며, 설정액은 3854억원으로 조사됐다. 공모펀드 운용 규모는 펀드매니저 수가 720명으로 종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3318억원)에 비해 500억원 늘었다.
여기에는 사모펀드 시장 위축과 더불어 공모펀드를 교차 판매하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 시행, 직접판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동안 공모펀드 시장은 직접투자(주식) 확대와 사모펀드에 밀려 외면 받았지만 최근 들어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펀드환매 중단 등 잇따른 사모펀드 투자손실로 다시 덩치를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4일 기준 국내 공모·사모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710조579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7.86%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공모펀드 순자산은 288조4916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9.05% 뛴 반면 사모펀드는 422조874억원으로 1.35% 오르는데 그쳤다. 공모펀드가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말 36.8%에서 올해 6월 40.6%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전체 공모펀드는 4187개에서 4473개로 증가했다.
자산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순자산총액은 삼성자산운용이 47조324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31조8528억원)·케이비자산운용(18조5763억원)·신한비엔피(BNP)파리바자산운용(17조7792억원)·NH아문디자산운용(16조306억원) 순으로 나왔다.
이밖에 펀드매니저 수는 KB자산운용이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56명)·한화자산운용(50명)·삼성자산운용(44명)·한국투자신탁운용(37명)·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34명)·엔에이치아문디자산운용(29명)·신영자산운용(24명)·우리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23명)이 뒤를 따랐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 설정액이 작년에 비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펀드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라임사태 등으로 '펀드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중·후반에 비해 많이 위축된 상태"라며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공모 펀드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펀드매니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