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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보다 '계약조건'?…정비사업 수주 변화 예고
신반포15차, 호반 파격 조건에 대림 앞서…부동산 규제에 수익성 보전 부각
입력 : 2020-04-27 오후 2:24:03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향후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아파트 브랜드보다 실제 조합원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서 호반건설이 대림산업을 누르고 조합원의 선택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파격적인 계약 조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강남권에서 계약조건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부동산 규제로 정비사업조합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중에 수익성 보전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호반건설은 22표를 받았다. 아크로 브랜드로 입찰에 참여한 대림산업은 18표를 받았다. 관련업계는 브랜드 경쟁력이 약해 강남권 정비사업 진출에 번번이 실패한 호반건설이 아크로를 앞세운 대림산업보다 많은 표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초 업계는 삼성물산의 승리를 예견하면서도 대림산업과 접전을 벌이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호반건설은 다른 두 회사보다 브랜드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부동산 시장의 이정표로 꼽히는 강남은 브랜드 상징성이 특히 중요한 지역이라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업계 예측과 다른 개표 결과가 나온 건 호반의 파격적인 계약조건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입찰 때 호반건설은 선분양과 후분양 중 유리한 조건을 조합이 고르는 ‘분양시기 선택제’를 도입했고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 제공을 약속했다. 연 0.5% 사업비 대출이자도 제안했다. 삼성물산의 1.9%, 대림산업 1.5%(양도성예금증서·CD)보다 훨씬 낮다. 호반건설이 강남 진출을 위해 역마진을 감수했다는 얘기마저 돌았다. 
 
업계는 향후 정비사업 수주에서 계약조건의 중요성이 전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분양가 통제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 조합은 추가분담금 등이 발생하며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조합원의 비용 부담을 덜고 사업성을 방어할 수 있는 계약조건을 내건 시공사에 표를 던지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 수익성이 낮아졌다”라며 “조합 비용을 수억씩 아껴줄 수 있는 건설사의 가치가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를 수주한 걸 보면 브랜드 영향력이 아직 중요한 상황이지만 브랜드 파워에서 차이가 나더라도 계약 조건으로 뒤집는 사례도 자주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한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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