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당국의 반대매매 자제 권고에 따라 반대매매 유예, 담보비율 하향 등의 조치를 취한 증권사들이 관련 조치를 원상복귀하고 있다.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반대매매를 자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위탁매매 미수금 투자가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규제가 곧 투자자보호'라는 당국의 시각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신용공여 담보가 부족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용했던 '반대매매 1일 유예' 조치를 오는 29일 종료한다.
주요 증권사 반대매매 완화 조치. 표/뉴스토마토
반대매매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미수거래 결제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조치다. 통상 증권사들은 리스크관리를 위해 담보유지비율(담보주식+대출금)이 140% 이하로 떨어지면 담보부족 발생일 다음날 추가담보를 요구한 후 이튿날 자동 반대매매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증권업계에 반대매매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하는 등 반대매매 자제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지난 17일부터 반대매매 유예조치를 시행해왔으며 오는 29일까지 유예를 신청한 고객에 한해 증거금 입금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해주기로 했다. 단 내달 4일부터는 담보부족 발생 시 기존대로 담보 부족일 다음날 추가담보를 요구한 후 이튿날 반대 매매가 이뤄지게 된다.
영업점 계좌에 한해 반대매매 시행일을 하루 더 유예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반대매매 조치 종료를 검토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시행한 반대매매 유예 종료시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종료일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코로나19 추이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반대매매유지비율과 수량산정 기준 가격 완화 조치 등을 중단할 방침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시장 상황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반대매매 완화 조치를 중단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한달여간 증권사들의 반대매매 유예조치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줄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위탁매매미수금은 2269억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4.37% 증가했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82억원으로 지난달 13일(219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작년 12월 하루 평균 반대매매금액(94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다. 신용거래융자잔고 역시 지난달 말 6조4000억원으로 내려갔다가 이달 20일 현재 8조3674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반대매매 유예 조치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있던 게 아니라 개별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이었다"며 "오히려 반대매매를 제때 안할 경우 투자자 손실 등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배임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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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